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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펌] 블로거 고도님 버뮤다 뮤비 리뷰야~ |
게재일 :
2008.10.27 (Mon) 08:20:50 PM |
작성자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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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08949
추천수 : 20 조회수 :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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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퍼오고 싶었는데 어디까지 퍼와야할지 모르겠어서,,개인 블로그 글이라 말투는 편해,,
펌 허락 아직 못받았는데 급한맘에 가져왔어. 촘 어덜~한 내용이니 중고딩뷉들은 피해주삼,,ㅋ
출처는 여기 : http://newal.egloos.com/
며칠 인터넷을 못했더니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들은게 아니라 런던에서도 서빠 짓을 하며 내가 캔 거지 -_-;;;;
일단 버뮤다 트라이앵글의 뮤비와 음원이 떴다. 난 서빠니까 서태지 노래만큼은 불법 음원으로 안 듣는다!
경건한 양심을 가지고 멜론 플레이어를 30분동안 설치하...는..동...안...
기사를 봤는데 버뮤다가 태초의 성과 타락에 대한 노래라고? 두둥.
팬들이 가사 해석 그렇게 해놨을 때 "뭔 소리야?" 했는데 진짜로 성에 관한 노래라고?
ㄴ 일찍이 쇼케이스에서 뮤비 못 본 네 죄란다. (위로 뻗는 화살표 키마저 안 먹혀 'ㄴ'키 쓰는 열악함 ㅠ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박진영처럼 사운드에 신음 소리 하나 없어서인가 -_-;
마냥 청명한 30초짜리 후렴구와 풀버젼 가사는 내 상상력을 자극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빠 잘못이 아니라 음기 가득하고 선정적인 인상의 사운드에 길들여진 나의 잘못이지 어쩌겠어요;
사실 풀버젼 다 들어도 이 노래가 태초의 성과 타락에 대한 노래인가. 뭥미.. 했는데
뮤비를 보고 나니 헉 이거 진짜 성에 관한 노래잖아.
엄청나게 많은 이미지들이 속사포처럼 지나가고 심지어는 프로이트와 안셀무스까지 연상됐다;
그러나 이 뮤비는 누가 봐도 에덴 동산과 선악과의 모티브를 빌려왔다. 거기서 약간의 변형과 대구가 있을 뿐.
아 글고 일단 버뮤다 트라이앵글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은..
메인 멜로디 느려, 리듬 빨라, 사운드 꽉 찼어. (후바스탱크, 라스무스, 마이 케미컬 로맨스 등과 구분되는 특징)
라이브와이어, 해피엔드 재탕 클리쉐가 한 번씩 나오는데 이건 쓰자면 기니까 일단 이 정도로만..
리버브나 이펙트를 입히지 않은 보컬이 3번 등장한다. (지금 스피커 밸런스가 후져서 확신할 순 없음)
그리고 서태지는 더 이상 환상을 팔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진단이고
그렇다고 여태까지의 자기자신을 부정하는 모습도 없다는 느낌이다.
다섯번 정도 꼼꼼하게 감상한 뮤비와 음악부터 파워풀하게 단 한 글로 풀어낼 여력도 정신도 없으니
조각조각 나눠서 정리해보면..
1. 이 노래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실제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설 속 이야기일 수 있다.
태지가 시작 부분이랑 끝부분에 뮤비에 책들고 다리꼬고 우아한 자태로 출연한다;
끝나는 부분에 태지 혼자 책들고 앉아있고 줌아웃 되는거.
2. 노래 처음에 시작할 때 좋은 화음~ 이 화음에~ 이 부분이 노래에서 세 번 반복되는데 모두 리버브가 없다.
중간에 이 까만 밤의~ 에선 리버브 입히고 볼륨 큰 보컬이 등장해서 그 부분을 백보컬화 시키는 부분도 있다.
나는 이게 이 곡을 만든 전지적 시점에서의 서태지가 노래 바깥으로 빠져나와서 말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리버브를 걸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3. 이은성은 하얀 옷을 입고 -> 나중엔 자기가 신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구두와 검은 옷, 그리고 짙은 화장.
이건 너무 익숙한 클리쉐다. 우리가 예상하듯 선과 악의 클리쉐. 타락 전과 후.
4. 이은성이 칼로 상자를 열려고 드는 부분(아마도 판도라의 상자?).
그리고 시퀸스로 책 위에 올려져있는 칼이 나오는데 정말 기가 막히는 샷이다.
이 부분 가사가 '나 파도 속에 숨어든 모순 속으로' 다. 이건 뮤비에선 뱀의 입장이고, 가사에선 전지적 시점의 서태지다.
좋은 향기로서 파도 속에 숨어든 악마?
이건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데서 신들이 물건이나 동물로 분해 인간을 농락하는 코드와 비슷하다.
북유럽은 전승되어 온 신화가 조금 다른데 그쪽 나라들 신화에서도 비슷한 식으로 신들이 등장하고는 한다.
책과 칼은 오래 전부터 개념과 실체로 대비되는 대표적 구도인데, 두가지가 부딪혔으니 모순이 시작된다.
이 노래가 태초의 성에 관한 노래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에덴 동산에선 아담, 이브, 뱀으로 분한 악마. 3자의 시선이 모두 공존하는 노래.
악마는 관음하고(이은성을 상자 속에서 바라보는 시점) 실패자에게 쉬운 방법을 제공하며(이은성에게 열쇠를 줌)
변해버려 높은 구두를 신고 걷다가 넘어진 이은성을 다시 한 번 마치 비아냥대듯이 관음한다.
그리고 엄숙한 비겁자인 하느님은 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하지 않고 마냥 지켜본다.
이은성에게 열쇠를 준다는 건 뭐 뱀이 열쇠를 끌고 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유치하게 찍질 않았다.
그냥 심플하게 열쇠가 등장했을 때 뱀도 등장하고 소설책 들고 책들고 섹시하게 옷깃 쓸어내리는 서태지도 등장하고(..)
5. 이 노래가 버뮤다 트라이앵글인 이유는 아마 그 삼각지대가 비행기 다섯대가 실종한 사건으로 유명하고,
'한 번 가면 사라져 돌아오지 않는다' 그걸 살짝 꽈서 '첫경험'과 '타락'이라는 직관적인 테마를 만든 것 같다.
(근데 비행기는 원래 남근의 상징인데 tori amos 의 sleep with butterflies 란 노래에서도 그런 식으로 쓰였다.
하지만 서태지의 이 노래하고는 연관될만한 이음새가 없는 것 같다.)
6. 아담과 이브의 바로 그 선악과. 사과는 섹스, 그리고 주로 임신을 상징하는데 이 뮤비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쓰였다.
그런데 이중 테마라서 이은성이 사과를 삼키는 순간 첫경험과 동시에 타락에 들어서게 된다.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라는 영화를 보면 고3 수능을 끝낸 동수였나? 걔가 아는 여자애랑 섹스를 하려다 실패한다.
그런데 밤에 잠을 자다 깨어 일어나서 밖에 나가봤더니 외국인 여자가 사과를 먹으며 동수에게
"사과 하나 드실래요?" 하고 말한다. 동수는 인상을 확 찌푸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근데 그게 꿈이다.
나는 이 장면이 홍상수 감독이 이미 클리쉐가 되어버린 상징에 귀엽게 저항하는 장면이라고 느꼈다.)
서태지 역시 진부하게 사과를 성으로만 해석한 것은 아니다. 타락이라는 이중 테마를 줬다.
7. 중간에 꽃이나 아가 인형 역시 성적인 것을 상징하는데 꽃은 일단 여성을 상징한다. 아가 인형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여기까지가 내가 부분부분 느낀 해석이다. 이번 버뮤다 트라이앵글 뮤비 정말 맘에 든다.
태초의 섹스는 지금처럼 '사랑 하니까 연애 하니까 애인 사이니까 결혼한 사이니까 섹스'라는 느낌이 아니라
유약하고 뭘 모르는 헬레벨레 애들이 선악과 씹어먹고 하느님이 추궁하자 얘가 날 꼬셨어요 하다가 벌받고
에덴 동산에서 쫓겨나 어른이 된다. 아담은 돈벌고 아니 농사짓고;; 이브는 카인과 아벨을 낳고.
그리고 성이라는 깔때기에서 볼 때 가사 중에 '나의 섬'이라는 단어는 에덴 동산.
에덴 동산을 직유했다기 보다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
(섬은 원래 남성을 의미한다. 정확히는 남근. 하지만 서태지 노래에는 그런 식으로 쓰인 것 같진 않다.)
서태지의 이번 뮤비가 또 맘에 드는 점은 이게 성이라고 해서 Maroon 5 뮤비처럼 한 번에 섹스로 가는
그런 판타지같은 면이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런 판타지에 저항한다.
이은성은 상자를 열려다 실패한다. 피를 흘리고 좌절한다.
(여기서 피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의 스칼렛 요한슨이 귀뚫는 장면처럼 처녀성을 잃는 것으로 해석이 안 된다.
아직 상자를 열지도 못했기 땜에 이 뮤비에서의 피는 그냥 실패의 상징같다.
아님 제대로 된 과정도 안 거치고 처녀성을 잃은 그런 미숙함을 상징하는 것 같고.)
그런데 놀랍게도 뱀이 데우스엑스마키나처럼 등장해 이은성의 눈에 열쇠가 포착되게 만든다.
일단 섹스라는 것도 일단 처음은 미숙하고 어쩌다가 우연히 알아가는 것이고 워낙에 인간사가 이런 것 아니겠는가-_-;;
보는 내내 홍상수 영화를 보는 듯한 심미함을 느꼈다.
난 지금 이렇게 써내려 가고도 서태지의 이 노래가 전혀 섹시하게 안 느껴진다.
아마 노래의 선정성을 덜어내려고 애쓴 것 같다. 홍상수 역시 선정성을 덜어내려 영상을 해체하고 재조립한다.
마술봉 어쩌고 하는 노래, 다리는 만점, 입술은 맛있어 하는 대놓고 섹시 노래들이 판을 치는데
서태지는 금욕적이고, 성에 대한 뒤틀린 관념, 실체, 청명함, 이런 것들을 노출했다.
가사 중에 파토스라는 말이 나오는데 파토스라기 보다는 이건 그냥 로고스+파토스 5:5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박진영 노래같이 신음 소리 들어가는 사운드의 노래 정도가 100% 파토스일 것이다.
이거 쓰면서 한 두시간 정도를 졸린 눈을 비볐는데, 낯설던 버뮤다가 이제는 너무 상냥하게 느껴진다.
솔로 1집때처럼 파토스나 자극적인 소리로 오르가닉한 사운드를 만들던 서태지는 이제 없다.
단정하게 껴입는 정장 만큼이나 기품있게 프로덕션을 이끌어내는 서태지가 느껴진다.
내가 팬이라서가 아니라 이제 그냥 서태지는 대가다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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