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지는 방송에 나오면 생글생글 바른말 고운말만 하고(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핑클 시절 성유리일세;)
거친속마음;은 안 털어놓는다
- 근데 정말정말정말 극소수 지인들하고는 사람같이; 논다고 한다(고 지인들이 간증을 한다)
- 그럼 방송에 그 극소수 지인하고 나와서 말하게 시키면 되겠다
- 극소수 지인중에서 제일 이빨 세고 재미와 자극과 감동(...음?;)을 줄 수 있는 건 신해철이다
근데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게 케이블 15금이라고 해도 분명히 방송이고 '방송에선
방송용 멘트만 한다'라고 하는 오빠님이 완전 무장해제를 할 리가 없다는 거. 좋고 나쁘고를 따질
게 아니라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라니까; 그리고 신해철도 자기 이름 걸고 하는 공중파 자회사 케이블
의 나름간판; 화려한 첫순서인데 완전 막갈 리도 없고. 그리고 오빠님 말하다시피 '지난 주에도 만난'
사인데 그날 밤 한 명은 술잔을 기울이고, 한 명은 멀쩡한 정신으로 했을 '뻑떱 더 뮤직 삐즈니스'
같은 심각한 수위의 얘기가 나올 리도 없고, 그렇다고 정말 4년만에 봤으니 이거저거그거 다 물어봐야
겠다고 눈에 불을 켠 모 기자처럼 'SHELTER SKELTER'(사실 이런 종류의 시시콜콜한 인터뷰 매우 좋아함)
뭐 이런 거까지 다 물어볼 리가 없지요. 그러니까, '신비주의' '상업성'같은 전통적 화두;에다가 '외로움'
'결혼' 등등의 사생활 이슈 더하고 거기다 태지보이스 시절 회상 같은 꼭지 더하는 식의... 어느 방송에
든 서태지가 나타났다고 할 때 예상할 구성 그대로로 갔다는 얘기임. 거기서 말하는 게 좀 더 직설적
(물론 한 사람만 적나라하고, 한 사람은 생글생글 받아치고)이고, 풍성한 떡밥이 더해지고, 인터뷰어
와 인터뷰이의 자세가 매우 불량했다는 게 '신해철'이 나왔기 때문에 더해지는 미덕인 거고.
1. 아놔 쫄핑크 왜 저렇게 좋아해;;; 왜 엠비씨 에브리원 스탭들까지 다 저걸 입히는 거야; 거기 모씨
같은 핑크포비아;가 있으면 정말 고역이었겠다 싶었음. 유일하게 쫄핑크 안 입은 촬영감독님 딱 지적
하면서 '안 입으셨는데'하는 거 매우 진심으로 보였음; 근데 나중에 마케팅 얘기하는 거 보니까 저것
도 시청자들 뇌리에 쫄핑크가 완전 인이 박히게 하려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게;;;
(그것도 의식적으로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2.그 마케팅 전략이 뭐냐면, 팬들을 오들오들 떨게 만드는 오빠님의 큰손 습성; 아무리 여전히 음반판매
수위지만 음반 시장 판매량 수 자체가 엄청 줄었는데 음악 등에 투자하는 금액은 고대로다, 손해보는
거 아니냐, 수지 맞추는 거 직접 하냐, 아니면 전문가들 조언을 듣냐는 말에 후자고 자기는 그냥
어 이 프로모션 해야겠다(근데 그게 엄청 돈 나가는 거라는 걸 본인도 알긴 하더만;)-손해는 일부에선
보긴 하는데 전체적으로 수지 맞추는 수준에서 하려고 한다 뭐 이런 대답으로 아 그래도 오빠님이
손해는 안 보고 사시는구나 이런 소박한 안심을 준 다음 때린 안타. 나는 흉가같은 신비스런 거 좋아
하고-그리고 거기서 녹음하면 재밌는 사운드 나올 거고-그리고 서태지가 흉가에서 녹음하면 사람들이
관심 가질 거고 ...이 세가지가 아주 자연스럽게 한 번에 나오고, 더하거나 덜한 거 없이 속에서 균형
을 유지하고 있다는 거임. 한 마디로 오빠님은 자신의 고스적 오덕 취향과 일의 성취도와 셀링 포인트
를 원 샷으로 날릴 수 있다는 얘기네효 아 잘났어; 신해철이 그 말 듣고 뒤로 껌뻑 넘어간 것도 당연
하고.
2-1.거기다 흉가 비디오 중 본인이 '몰카인 척' 부분을 직접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니;;; 오빠님은
언제나 당당하심.
2-2.사실은 이게 '상업성'에 대한 오빠님의 간접적인 대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이게 어떻게 먹힐 지에 대한 본능적인 감으로 '섹시하게' 던진다는 거.
근데 상업성 얘기하면서 신해철이 너무 맺혀서 막 대변인 해 주시고;해서 헛나간 부분도 있는데
(돈 받고 파니까 다 상업적이다-라는 건 좀;;;) 뭐 어차피 까들은 어쩌든지 깔 거니까효;
3.커피 머신에서 서리스타질;하시는 건 팬게시판의 열망;이 반영된 듯. 신해철이 '넌 서민적인 거랑
귀족적인 게 막 섞여 있다, 커피는 자판기 커피 마실 거 같은데'라고 하자 '어, 그러네? 원래 자판
기 커피 마셨는데...어쩌다가 이렇게 됐지?'하고 슬렁슬렁 넘김. 근데 이런 식으로 '넌 이런 이미지
잖아'라고 할 때 '으응, 전 그렇다고들 해요.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면이 있어요. 근데 왜 지금은
내가 이런지 나도 모르겠네?' 이런 식으로 여우같이 담 타넘어가는 게(물론 구렁이가 담타넘는 건
알지만 여우가 더 이쁘잖소;) 한 두번이 아니었음. 그러다 '전 말 하다가 앞뒤가 안 맞아요'라고
또 당당크리. 뭐어 어쨌든 윗대부터 4대문 안에서 태어난 도련님과 낙원상가 5백원짜리 국밥 먹은
양아치;가 공존하는 게 오빠님 아니던가.
3-1.그러니까 생각나는 건데, 어쩌다가 1집 끝나고 바로 매니저랑 결별할 생각을 했냐, 보통 그렇게
못하잖냐라는 말에 '난 가수 하고 싶어서 한 거라기보단 음악 만들다 보니 음반 낸 거고...속은
락커할 때 그대로라 안 되면 그만두면 되지 뭐,라고 생각했다' 뭐 이런 얘길 들으니 정말 ㅎㄷㄷ
넵 유대영씨 오빠님하고 순순히 헤어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오빠님은 영세한 기획사랑 손잡으니
헤어지는 것도 쉬웠구나 역시 선견지명이 있으셔...근데 꼬마가방메고 상표달고 뛰어댕기던 그 속에
간지 락커의 영혼으로 안 되면 때려치지; 이랬다니-_-
그러고 가리키며 스스로 '저 예쁘장한 얼굴에 사실은 그랬던 거예요'라고 여전히 부끄러움 없이;;;
아놔 오빠님 당시 수백만 소떼;;; 아니 소녀떼들은 어떻게 하라고;
3-2.서민과 귀족 양면성 하니까 또 남성과 여성, 어른과 아이 양면성 얘기도 나중에 나왔는데...
오빠님은 이제 게이설이 안 나오는 줄 알고 계셨다; 그에 대해 신해철은 지금도 있지만 너네 팬들
이 귀에 안 들어가게 하는 거다-라고 간만에 스매슁을 날림. 거기에 대해 오빠님은 언제나 쓰는
수지만 임팩트는 강렬한 '그게 대수냐, 난 내가 임신했단 임신설도 겪어봤다'라고 상황 한번에
정리. 참.. 저건 루머 얘기할 때마다 매번 나오는데 반응 한번 확실하단 말이지.
4.어째 계속 시청하다 보니 오빠님의 '우울한 게 뭔지 이해는 하겠는데 우울해 본 적이 없는'(근데
그러고도 ㄱ나니의 그 갈데까지 간 드릴삽질절망이 어떻게 나왔는지 나한테 설명 좀 해줘;) 마인드
는 '내가 왜 책임을 져?(어깨 으쓱)' 요 자세 덕도 꽤 본 듯. '90년대의 아이콘이었는데 책임감을
느끼지 않냐'라는 질문에 딱 잘라 '없는데요' '왜 제가 책임을 져야 하죠?' '제가 뭘 잘못했나요?'
3연타 작렬. 심신이 너덜너덜해진 신해철은 내가 봐도 매우 적절해 보이는 예를 들며 더듬더듬. '아니,
그러니까, 팬들 챙기는 마음을 넓혔다고 생각하면...' '전 팬들 챙기기에도 벅찬데요'
아 그러쿠나 오빠님은 역시 팬들을 벅찰 만큼 챙기셔...라고 하기엔 내가 너무 신해철에 감정이 이입
되었나; 사실 오빠님은 책임질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는 것이지만 그 옭아매는 부담에 너무 상큼하게
자유롭게 계셔서 더 약오른단 말이지;
5.오빠님의 미감각이 가끔씩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아직도 무수한 팬들이 뒤로 넘어가는 시나위
'미소년 서베이스'를 보고 신해철이 간지(사석에서라면 앞에다 ㅈ자를 붙였을지도 모르겠다;)에 감탄
을 해도 저건 허세라고 해놓고, 이티피 미니바이크 탄 앙증맞은 모습에 멋지다 감탄하는 센스는 무엇
이란 말인가.
..그냥...함께한 오브제들;이 멋지다는 얘기의 축약버전일지도 모르겠다;
5-1.캔디아이스바와 꽃게랑의 부끄러움을 같이 나눴을 때, 그 땐 멋지고 간지고 다 없는 거돠-_-
6.500원짜리 닭곰탕만큼이나 이 사람의 연식을 느끼게 했던 게 비폭력주의; 얘기할 때 말투였음.
그 때(학창시절때) 외국에선 폭력(문맥상 학교 체벌이었음)이 금지되어 있단 얘길 들었어요;
하는데 그게 뭐냐면 18세기 파리에서 '베르사이유에선 흰 빵을 먹는다고 들었어요'에 맞먹는
말투였음. 그러고 보니 80년대 남중, 남고였으면 그때 체벌이...하아아;;;
7.근 20년 서빠질 최대의 축복이 오빠님이 남자로 안 보인다는 거라 결혼 화두에서도 그냥 그러려니-
근데 참 재밌었던 게, 오빠님은 '같이 산다'를 얘기하면 신해철은 '그게 바로 결혼'이라고 받아들이
더란 말이지; 하긴 뭐 오빠님도 참 미묘미묘하게 주기적으로 말 바꿔서 무슨 말을 해도 안 놀람.
8.자, 이제 오프닝과 이슈별 토크와 과거 추억담을 했으니 다음 편에선 지금 음악 얘길 좀 해줄라나.
어차피 이 먹이사슬 상부가 오빠님이니 여전히 깡충깡충 본인 하고 싶은 데로 타넘어가면서 하겠다.
(구성이 툭툭 끊어지는 게 편집 미숙함도 분명히 있겠지만...에;;;)
=============
자, 여기부터는 번외편.
-서른 일곱 먹은 남자한테 오르가즘이니, 가사의 성적인 해석이니 한 일부 멘트가 과하단 생각은 안
들음. 그리고 그 남자가 보통내기냐, 그 말을 죄다 바로 알아먹고,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말을 받아
넘기면서도 직접적인 말은 한 음절도 안 담아서 모든 공과를 인터뷰어한테 넘겨버리는 고단수 아니던가.
뭐어 어쨌든 윗대부터 4대문 안에서 태어난 도련님과 낙원상가 5백원짜리 국밥 먹은
양아치;가 공존하는 게 오빠님 아니던가.
뭐어 어쨌든 윗대부터 4대문 안에서 태어난 도련님과 낙원상가 5백원짜리 국밥 먹은
양아치;가 공존하는 게 오빠님 아니던가.
뭐어 어쨌든 윗대부터 4대문 안에서 태어난 도련님과 낙원상가 5백원짜리 국밥 먹은
양아치;가 공존하는 게 오빠님 아니던가.
그리고 그 남자가 보통내기냐, 그 말을 죄다 바로 알아먹고,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말을 받아 넘기면서도 직접적인 말은 한 음절도 안 담아서 모든 공과를 인터뷰어한테 넘겨버리는 고단수 아니던가.
<------ 격하게 동감 ㅋㅋㅋㅋ 우월해!
세인트태지
572733cd0ef
(2008.12.13 Sat 02:41:01 AM)
오퐈님 정말 똑똑한듯 싶다...
가까우면서도 왠지 넘 총명한 느낌에..좀..무서웠어.
가까이에서 얘기하면 왠지 내 머릿속이 바닥날꺼같은느낌..ㅎㄷㄷ
ㅋㅋㅋ
157c61f1e70
(2008.12.13 Sat 02:41:41 AM)
결론은 고단수ㅋㅋㅋ
우엥태지
25f38d8959d
(2008.12.13 Sat 02:41:47 AM)
ㅋㅋ 그정도의 수위는 별게 아닌데.ㅋㅋ 그냥 듣는 순진한 버퐐로들의 손발이 오글오글해서 '꺄악~~'일뿐.ㅋㅋㅋㅋ
왠지 그 오글오글도 잼있는거 나 뿐인감?ㅋㅋ
역시
4382e39d67d
(2008.12.13 Sat 02:42:06 AM)
키모씨~~ 방송 정리도 일목 요연~~~~~~~~~~~~~~~~~~~~~~!! 굿굿~!!
*^^* 오늘 방송의 핵심은 "능구렁이 담타는 태지씨"..랄까..
..
0e99ec3a112
(2008.12.13 Sat 02:42:13 AM)
번외편 공감 백배......다 떠 넘겨.....우악 고단수 중에 고단수
hysteric
ef39fd06a16
(2008.12.13 Sat 02:47:59 AM)
키모씨 안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머릿속에 오늘 영상이 상콤하게 정리되는군요 ㅎㅎ
오늘 방송 후 오빠님이 마왕보다 한수 위라는걸 느꼈어요..
ㅋㅋㅋ
42e3bd96bbd
(2008.12.13 Sat 02:48:23 AM)
짝짝짝!!!
0000
33f7ac053f3
(2008.12.13 Sat 02:49:34 AM)
인터뷰 하시는걸 보면 정말 톡톡해 여우여~ㅋㅋ
마왕정도의 인터뷰어도 쩔쩔매게 하는 모습....역시 고단수여~ㅋㅋㅋㅋ
ㅋㅋ
bee7491504a
(2008.12.13 Sat 02:49:42 AM)
역쉬 글 참 재밌게 잘 써.
예상했던대로 오빠님은 마왕의 말빨에 말리지 않더군ㅋㅋ
...
74e6ce08bc7
(2008.12.13 Sat 03:21:54 AM)
그 말을 죄다 바로 알아먹고,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말을 받아 넘기면서도 직접적인 말은 한 음절도 안 담아서 모든 공과를 인터뷰어한테 넘겨버리는 고단수 아니던가.<-
나도 여기 격하게 동감 ㅋㅋㅋㅋㅋㅋ 직접적인 말은 절대 본인 입으로 안 하더라 ㅋㅋ
거기다 뫙이 뭔가 좀 캐내볼까 하고 캐진지하게 질문하면 상큼하게 미소 날리시면서 렁 넘겨버리고, 본인이 필요한 얘기면 조근조근 할 말 다 하고 ㅋㅋㅋㅋㅋㅋ
그런 태지 보면서 또 뫙은 흐믓하게 바라보고 ㅋㅋ 이러니 이기긴 뭘 이겨,
스스로 무덤파고 들어가더구만 ㅋㅋㅋㅋㅋㅋ 암튼 넘 재밌는 방송이었어 ㅋㅋ
(그나저나... 기억나니, 텍3를 쓴 사람이 저렇게 말하면 어잌후~ 그러셨근영~ 하고 믿어줘야 하는 건가? ㅋㅋ 난 그냥 나름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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