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아이들은 이 시대의 우상인가, 아니면 퇴폐의 표본인가. 지난해 난 알아요 로 서태지 신드롬 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최근 2집 앨범 하여가(하여가) 를 들고 tv에 등장하자 청소년들은 또다시 열광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들의 머리모양과 옷차림에 눈살을 찌푸리며 채널을 돌렸다. 엇갈리기는 방송사도 마찬가지. 한쪽에서는 뒤늦게 이들의 차림새를 트집잡아 출연금지까지 시켰지만, 한쪽에선 서태지잡기에 혈안이 되어있을 정도. 아무튼 이들의 앨범은 발매 20여일 만에 50만장 넘게 팔려나가면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인기요인은 무엇일까. 또 요즘 젊은이들의 감각과 사고방식의 한 단면이기도 한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노래하고 있을까.
인기인의 책임 잘알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머리때문에 구설수에 올랐었는데 좀 볼까요.
서태지=6개월의 준비끝에 2집을 내면서 뭔가 팬들에게 전과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레게파마를 했었어요. 1집의 음악스타일을 완전히 버리고 레게음악 등을 시도했기 때문에 노래분위기에 맞게 머리모양도 내고 뮤직비디오도 찍자는 의도였죠. 그러나 우리 정서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 짧게 잘랐습니다. 그런데도 저희 뜻과는 상관 없이 나쁜 쪽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요.
양현석=저희도 인기인이 가져야할 책임감을 잘 압니다. 솔직히 머리모양만 해도 저희는 그렇게 거부반응이 있으리라 예상을 못했지만, 어른들의 지적에 납득을 했기 때문에 짧게 자르고, 파마도 풀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너무 한다 싶을 때가 많아요. 방송사에서 모자도 쓰지말라, 장신구도 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규제만 하려고 해요.
-인기연예인 역시 공인(공인)이라 그런 규제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닐까요.
양현석=하지만 어떻게 보면 공인인 연예인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 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연예인은 보통사람과 달리 특별난 면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다 규제하면 연예인이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서태지=우리의 것을 찾는다고 상투 틀고 나올 수도 없는 것이고 . 가수들에 대한 그런 규제는 우리나라에서 밖에 없다고 들었습니다. 얼마후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 온다고 하는데, 마이클 잭슨한테도 머리 짧게 깎으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중문화의 한 주역으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서태지=많이 해봤어요. 특히 몇살 안된 꼬마들까지 저희 노래를 좋아하고 따라하는걸 볼 때면 야! 우리가 정말 잘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저희 나름대로의 개성과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이주노=어른들께서도 저희같은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걸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저희도 오래지 않아 기성세대가 됐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애들을 어떻게 보게 될까 상상도 해봤습니다. 어른들의 걱정도 이해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의 자유로움을 따뜻하게 포용해주셨으면 합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개성은 어떤 것입니까?
서태지=젊은이다운 자유로움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음악적으로도 랩이니 뭐니 틀에 매이기 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아직 없던 것을 창조해 내고 싶습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지만 지금하고 있는 랩, 메탈 등의 음악이나 춤은 사실 서양 것 아닙니까.
서태지=저희가 하는 음악의 기본은 분명 서양음악이에요. 그러나 자동차도 처음엔 수입해 조립이나 하다가 기술을 배워 역수출하듯이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저희 음악을 외국 음악의 모방 이라고 하지만, 그쪽 사람들은 반대로 새롭고 한국적이라고 합니다. 이전에 싱글앨범으로 낸 환상 속의 그대 에선 사물놀이를 썼고, 이번 하여가 에선 김덕수선생님의 태평소 연주를 넣었는데, 이런 것들이 그들에겐 독특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음악은 어떤 방법으로 구상합니까.
서태지=저는 어디서나 음악의 소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며 우리의 산하를 보면서도 .
격렬한 춤 많아 힘들어
-춤은 어떻습니까. 이번 춤은 아주 격렬하던데 .
이주노=힙합이라는 새로운 춤입니다. 너무 힘들어 한곡 전체를 다 연습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솔직히 저희가 추는 춤은 아직도 미국쪽의 것을 배우는 단계지요. 전에 환상 속의 그대 에서는 탈춤동작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너무 바빠져 엄두조차 못내고 있습니다.
-팬들은 주로 어느층입니까.
양현석=아무래도 중고등학생, 그중에도 여학생들이에요. 그렇지만 팬레터를 보면 나이드신 어른들도 많아요. 특히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을 땐 가슴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세계 무대로의 진출 계획은 없습니까.
서태지=홍콩의 mtv에선 저희들의 신곡을 내고 있어요. 연말에는 일본에서 공연도 하고 레코드도 내는 등 본격 활동을 펼치려고 해요. 미국은 어렵겠지만, 한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세사람이 하나로 일하다 보면 의견도 갈리고, 그러다가 깨지는 경우도 많던데.
이주노=이전에 다른 그룹활동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마음이 맞은 것은 처음입니다. 추구하는 음악이나 대중문화에 대한 생각이 같기 때문인것 같아요.
양현석=서로가 철저한 프로라는 생각으로 일하기 때문에 트러블이 나올 여지가 별로 없어요. 다른 팀처럼 흩어져 솔로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겁니다.
-세사람은 언제까지 서태지와 아이들로 함께 활동할 계획입니까.
서태지=한 3~4년 후가 될 거예요. 저희 음악이나 춤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젊기 때문에 가능해요. 하지만 그때쯤이면 체력적으로 또 음악에서도 아마 또다른 신세대 후배들에게 뒤지게 될 거예요.
후배들에게 뒤처지고, 더 이상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없게 되는 그 순간 저희는 미련 없이 물러날 것입니다.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얘기입니까.
양현석=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몇년은 더 정상을 지킬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톱에서 밀려나는 순간 세 사람이 함께 가요계를 떠나기로 약속했습니다.
-특별히 그렇게 하려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서태지=저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아름다운 이미지를 영원히 남기고 싶습니다. 정상에서 밀려나면서 보기 싫은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습니다.
번돈은 부모님이 관리
-신세대 스타들이라 수입에 대한 관리나 분배도 똑 떨어지게 한다고 들었는데.
서태지=자기가 일한 몫은 정확히 찾는다는게 절대적인 원칙입니다. 그건 돈의 액수를 떠나 자존심문제니까요. 그런 면에선 철저히 프로적이어야 된다고 봅니다. 단돈 10원을 벌더라도 각자의 몫을 나눈다는 거지요.
-대학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해낸 세대로 주목받을만 한데, 번 돈을 어디에 쓸 계획입니까.
서태지=요즘은 새 악기를 사는데 거의 다 들어갑니다. 돈은 어머니에게 맡기고 타다 쓰는데, 나중엔 모은 돈으로 장난감가게를 차리고 싶습니다. 국민학교 때부터 무선조종비행기를 좋아했거든요. 요즘은 바빠서 잘 못하지만 거기 한번 빠지면 미쳐요.
양현석=나이에 비해 감당하기 힘든 돈이라 아버지께 맡기고 있습니다. 몇년 후엔 희귀 레코드를 모두 갖춘 큰 레코드가게를 차릴 겁니다.
이주노=저도 부모님께서 돈을 관리하십니다. 얼마나 모였는지 신경 쓸 틈도 없지만 . -요즘 잠은 하루 몇시간이나 잡니까.
이주노=대중 없습니다. 많이 잘 때는 7시간쯤 자는데 보통은 2~3시간, 어떨 때는 아예 꼬박 새울 때도 많습니다.
-식사는 어때요. 술들은 합니까.
서태지=김밥 정도는 잘 먹는거고 아주 거를 때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먹을 수 있을 때 소나기밥처럼 많이 먹곤 해서 속들이 나쁩니다. 세사람 다 술은 거의 못합니다.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지요.
양현석=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니 별로 못느끼겠습니다. 또 무대위에서 환호에 싸여 희열을 느끼다보면 스트레스가 저절로 사라집니다. -나이들도 있는데, 이성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까.
서태지=바빠서 그런지 관심을 가질 틈이 없어요. 아예 관심을 안갖기도 하구요.
양현석=관심을 가지면 뭘 합니까. 함께 식사할 틈도 안나는데 데이트는 꿈이나 꾸겠어요?
(모처럼 자신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털어놓았다는 만족감 때문일까. 1시간여의 대화를 끝내고 일어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얼굴은 무척 밝아 보였다. )<정리=권혁종기자>
관심을 가지면 뭘 합니까. 함께 식사할 틈도 안나는데 데이트는 꿈이나 꾸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희가 하는 음악의 기본은 분명 서양음악이에요. 그러나 자동차도 처음엔 수입해 조립이나 하다가 기술을 배워 역수출하듯이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저희 음악을 외국 음악의 모방 이라고 하지만, 그쪽 사람들은 반대로 새롭고 한국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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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완전 공감이다. 지존 욕하는 애들 꼭 하는 소리가 외국음악 모방 어쩌구인데 락 자체가 외국음악인데 어쩌라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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