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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펌]서태지는 지금이 전성기죠.

게재일 : 2009.03.14 (Sat) 12:48:36 PM

작성자 : ㅇ

No. 413094 추천수 : 14 조회수 : 1,079

http://blog.naver.com/afx1979/90043913900

요기서 퍼온거야.
요즘 이분 블로그에서 이것저것 많이 읽고 있는데 굉장히 흥미롭다. 이렇게 막 퍼와도 되는건지 살짝 걱정스럽긴하지만..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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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는 지금이 전성기죠.

사회적으로라기 보다는 음악적으로.

이번 8집 정규 앨범은 희대의 명반이 될 것입니다.(라기 보단 이미 확정? 되었습니다랄까요;)

저는 그저 살아있는 전설의 전성기에 동시대를 호흡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생각해보면 살아있는 전설은 이제 얼마 없는듯;

요즘엔 해외 뮤지션들도 맛탱이 가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예외가 오히려 드물 지경이죠.)

서태지는 맛탱이가 가기는 커녕 음악적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경우는 진짜 드문.)

서태지 음악은 무엇보다도 음악적으로 흥미로움. 좋다는 것하고는 또 달라요. 특유의 새로움의 추구도 있겠고.

어쨌든 귀에 단순히 좋게 들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흥미로움이 있어요. 분석해보고 싶게 만드는. 평론가의 로망을 자극하는.

뮤지션이라면 질투할만한. 음악이라는 걸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는 존재죠.

그 추구라는 것의 의미는 향수에서의 그르누이가 냄새에 대해서 갖는 집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죠. 그르누이가 향기를

추구하듯이 음악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서태지는 그런 사람에게 하나의 음악적 사건이죠. 그리고 이 모든게 진짜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 거죠.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리얼이야 소름돋았어 라고 할까요. 비유하자면 스타 크래프트에서

엄청난 명경기를 리얼 타임으로 본 느낌 같은. 가끔은 그래서 실감이 안날 때가 있어요. 전설 속에, 역사 속에, 신화 속에 사람이

지금 바로 이 시대에 여기서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니. 지금 여기서 새로우면서도 동시에 전설적인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거죠.

서태지의 삶, 성공 신화, 사회적 영향력도 대단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도 순수하게 음악적 차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 순수 음악적 차원이 더이상 성공도, 사회적 영향력도 얻지 못한다고 해도 별로 상관없을 정도로. 전 빠가 아니라 매니아라서

서태지 음악이 맛탱이 가면 바로 관심없어질 사람이에요. 매니아는 음악을 따라가고 빠는 사람을 따라가니까요. 그저 지금 좋은

음악을 발표하는 사람이 서태지일 뿐인 거죠. 그저 지금 당장은 서태지보다 흥미로운 음악을 알지 못해서 서태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일뿐. 이것도 4년만에 얘기하는 것이고 또 시간이 흘러 라디오헤드나 콜드플레이 신보가 나오면 그사람들 얘기를 할 수도 있겠죠.

그저 지금은 그게 서태지라는 것이고 그게 전부에요.

어쨌든 지금은, 분석하고 싶게 만드는, 아니 분석할만한 뭔가를 가지고 있는 음악 자체가 별로 없으니까요. 제가 서태지라는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은 사랑도 아니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건 서태지가 아니라 서태지의 음악이니까요. 서태지

라는 이름은 저에겐 서태지의 음악들의 집합 이상의 의미는 없어요. 비록 그가 때때로 아주 귀엽고 순수한 모습으로 호감을 줄지

라도 말이죠. 뭐 그렇게 치면 좋아한다는 말 정도는 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제가 서태지라는 사람에 대해 가지

고 있는 감정은 감사에요. 좋은 음악을 만들어줘서 들을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한다는. 아주 냉정하죠?

아, 서태지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나름 관심은 있어요. 예를들어 니체의 초인에 가장 가까운 현존하는 인물이라던가. 포스트 포디즘

의 성공신화로서의 롤모델이라던가. 여러가지로 많죠. 심지어는 그의 오타쿠적인 취미와 히키고모리적인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이에요. 알씨 취미까지는 관심없지만. 그는 어찌보면, 한국에서 히키고모리 오타쿠가 성공한 최초의 케이스

라고 볼 수도 있거든요. 사회적 의미로 그건 충분히 흥미로운 일이죠. 그가 니체적 의미의 초인에 가깝다는 것 역시 성공과 관련이

있겠죠. 우상. 아이돌.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저한테는. 머리가 커지고 나서는 그렇게 쉽게 다른

사람을 우상으로 대하지 못하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우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바라고 있긴 해요.

어쨌든 저는 음악이나 철학같은 것을 (다르게 말하면 소리나 문자, 개념같은 것을) 향수의 그르누이처럼 순수하게 추구하는 인간

이에요. 제글이 있어보이려고 노력하는 글처럼 보이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만약 그렇다고 해도 아마 그건 무의식적으로 그런 걸 거에요.

저는 있어보이려는 노력 같은 건 귀찮아서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말하자면 거짓말이나 연기를 귀찮아서 안하는 타입이랄까요. 다르게

말하면 귀찮아서 거짓말을 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거기다가 있어보이려는 노력을 대입해보면 귀찮아서 안하는 쪽이 되겠죠.

원문주소 : http://blog.naver.com/afx1979/900439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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