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내일도 만날 수 있지?"
고백하건데, 나는 '당연히' 라는 대답과 약속이 바로 안나오더라.
내 모든 것을 걸고 영원을 약속하고 싶은 태지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
"나의 노란 우산을 활짝 펼쳐 이 예쁜 꽃을 네게 줄꺼야."
오빠님께서 18년의 세월과 함께 수줍게 건네주신 노란 우산을 어떻게 해야하나,
내게 이런 깊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건가.. 흐르는 눈물속에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그래서, 그 꽃처럼 아름다운 우산을 너도 나도 아닌 '우리 함께 쓰자'.
라는 대답을.. 드리고 싶었어.
그렇게 같은 우산속에서 하루 하루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백발의 당신과 우리..
당신은 통기타 하나 들고, 우린 그 아래 도란 도란 앉아서..
이름 모를 언덕에서 노래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소망을 가득 담아..
지금은 그저,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
^^
그렇지만, 역시 연애질이란게 쉬운게 아니지!
부산 이벤트가 노란꽃로 확정된 이후,
용산에서 건네주신 노란우산을 부산에서 꼭 같이 쓰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겠는거야.
시간은 너무너무 부족하고, 필요한건 결단과 추진력과 통장 잔고 뿐-.-
그래서 태어나 처음 부산인도 능력자도 아닌 덩어리가 스스로ㅋㅋㅋ;; 총대라는 것을 메어봤넹.
정말 밤잠 설쳐가며 회사에서 정줄놓고 이벵 준비에 매달렸는데..
그래서 꽤나 치밀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비가 오고, 술취한 아저씨가 우산 하나만 달라고 시비를 걸고ㅠㅠ
입장하자마자 관객들 많이 차기 전에 빠르게 진행하려고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데..
고마운 부산 붸비(우리는 서울사람 들이라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부산 붸비들이 많이 도와줬어♥)가
미리가서 우산자리에 붙여놓은 포스트잍은 흔적도 없고, 무려 7,8열 좌석 번호는 틀리게 붙여져 있고 ㅠㅠ
몸이 힘든건 참겠는데, 완벽하게 잘하고 싶었던 계획들이 자꾸 틀어지니까
점점 머리가 하얘지고 정신줄을 놓게 되는게..
깜냥도 안되는게 이벤트 한다고 설쳐서 결국 일을 망치는구나..
그냥 다 놓고 화장실가서 울고만 싶더라.. ㅜㅜ
근데 있잖아, 약속한 시간이 되어서.. 리허설을 진행하는데
우산 펴주세요~ 하고 한두명씩 우산을 펴기 시작하는데.. 그때 정말..
난 솔직히 호응이 없을 줄 알았어 ㅠㅠ
실전에서야 오빠님 무대가 워낙 훌륭하니까!! 삘받아서 많이들 도와주시겠지만..
리허설 한다고 공연 전부터 번거롭게 해드리는데..
세상에 불평의 소리 하나 없이 다 우산을 펴는거야 ㅠㅠ
게다가 하트모양이 예쁘게 나왔는지 스탠딩에선 환호를 보내주고..
오빠님이 보시고 감동해 주신거, 그거에 대한 감동과 감사야 두말할게 있겠어..
근데 정말, 리허설때 열성적으로 다 참여해준 그 순간이.
난 너무 짜릿하고 감사하고 아무튼 너무 행복해서 죽을꺼 같았어.. ^^
너무 고맙고 감사해 모두... 잉잉..
같이 진행한 우리 언니,동생들도 완전 고마워효!!!
무거운거 드는데 약한척 해도 이해해 주고,
앞에 나서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 몸 베베 꼬고있으면 화끈하게 등밀어 주고ㅎㅎㅎ
실수해서 사색 되어있을 땐 위로해주고.. 고마워..ㅜㅜ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오빠님.
아- 하는 짧은 탄성과 함께 몸을 살짝 돌리시며 머리를 긁적이시는 모습에서..
차마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담은 노란우산하트를 보시고,
오빠님 역시 바로 말로 답하지 못하고 어쩔줄 몰라 뒤돌아 머리를 만지시던 오빠님의 모습에..
부창부수라더니♥ 우린 어쩜 이리 닮았을까... 너무 놀라고 또 감동이였어요.
공연장을 가득 매웠던 사랑의 기운 속에서 우산들을 정리하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언젠가 어린 아이들의 반토막난 이야기 속에..
오빠님과 우리의 얘기도, 오빠님의 음악과 함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옛날 옛날에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가수가 있었대.
그 가수에겐 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세상 어디에서도 유래를 찾아 볼 수 없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의지하는 스타와 팬이였대.
그 가수와 팬들이 만들어 내는 긍정적 기운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알수가 없는 것 이었대.
그들은 음악을 통해 교감하고 사랑하고 즐기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
으하하, 너무 유치한가. 근데 진심이야 -.-
오빠님, '너희들 밖에 없어'라는 말씀에 사진으로 대답할께요.
나는야 서빠.
(주: 사진 속에 익숙한 초록색 병은 저의 소유가 아님을 밝히뮤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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