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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펌 후기) 부산 공연 "너희들밖에 없어-"

게재일 : 2009.06.22 (Mon) 12:02:41 AM

작성자 : 함께보자^^

No. 567571 추천수 : 52 조회수 : 2,167

부산 공연 후기 퍼왔어~

길지만 꼭 읽어봐~ 부산 공연, 그리고 오빠와 우리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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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말- 디질거같이 일하다가도 그래도 부산전투 기다리며 버텼는데 ㅁㅂ이 생퀴덕에 금요일에 일 터져서 토일에도 닥치고출근했어야했지만
예매한 부산을 향해 금욜에 쳐야근하고 상사가 지키고있다가 화장실 간 사이에 텨나와 토요일 아침 기차타고 내려가 공연보고 호텔에서 죽은 듯 자다 아침기차 타고 와서
집에 오자마자 후루룩국수 2개 끓여마시고 커피믹스 세개 풀어 드링킹 하고 들어왔는데

글씨 크기 너무 작다? 좀 크게 하지?

쭉 보는데 후기가 좀 드물어서, 별 거 없지만 내가 까먹을까봐 좀 뱉어내둔다

부산 처음 간 인간. 내 월급은 평균 135만원. 돈이 마빡에 튀어 전투 뛰는 인간 아니다. 대출 받아서 가는 거야- 몇번 남겼었다. 난 어르신 자리 비우시면 돈이나 갚으면서 추억에 젖을 나름의 플랜을 가진 인간이다

처음 간 길. 지하철이냐 택시냐를 놓고 고민했지만 지하철 한번 타보자 싶어 지하철 타고 밖을 나와 두리번거리는데 길바닥에 노란 화살표 하나가!!

그 기분은 눈물이 핑 도는 그런 기분. 진짜 고맙고 반겨줄 이 하나 없는 부산에 나부랭이같은 나님하나 길 가르쳐주는, 생판 본 적 없을 인간들끼리인데 서태지 하나때문에 이런 온정을 베푸는가!!!!
그 화살표를 따라 열심히 따라갔다.

공연장 들어갔더니 지방전투는 처음인, 늘상 서울공연만 갔던 터라 그 늘 꽉 찼던 게 아니라 그런지 뭔가 뭔가 낯선 기분이었다.
스탠딩은 서울공연 스탠딩의 반도 안되는 크기, 쪽수였다. 널널했지만 역시 바리쪽과 무대를 따라서는 아주 꽉꽉 들러붙어서 좌석에서 보는 나는 '숨은 쉴 수 있을것인가?'싶었다.

노란우산하트는 공연 전에 잠깐 리허설을 하는 때에 팬들 모두 오오~하면서 환호했었다. 이벤트하는 좌석에 있던 팬들을 옆에서 볼 수 있었던 나는
그 자리를 예매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우산 펴서 이벤트 맞춰줘야하는 수고로움에 대해 누구도 불평없이 다들 웃으면서 우산도 펴고 검은 종이도 들고- 협조하는 모습에 되게 찡했다.
그거 펴서 하고 그러는 동안에는 스크린도 무대로 잘 안보여서 서태지가 어떤 모습을 하는지 잘 못 보고 그러는데 그런 손해(?)도 감수하고 되게 좋아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거 '아침눈' 하기 전에 했는데 태지가 그걸 못 보고 비행기 줏어서 괜히 날리고 그러는데 관객들은 다들 '저걸 보라고 이사람아~~' 웅성웅성
서태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물음표 둥둥 띄운 표정으로 팬들이 뭐라 하는지 집중하다 2층을 쳐다보며 눈썹에 손을 대고(먼산 볼 때 하듯이) 알아보려고 노력하다
(내가 느끼기에는) 보다못한 조명팀이 관객석 조명을 크게 켜주자

그 때 서태지 표정이 변하던 걸 봤어야했는데........ 그게 레전드였다. 지방 가길 잘했어!

서태지는 정작 감동받거나 그러면 그걸 바로 표현 못하는 사람인 듯하다
표정은 완전 감정에 변화가 왔는데 말을 못 이어- 할 말을 못 찾아- 그럴 수록 되게 묵묵하게 속에 담아두더라.

조명때문에 못 알아봤어.....(미안해하는 말투였다- 못 알아봐서 미안해하는 18년차 원로가수) 하고 마는. 허공을 맴돌다 아침의 눈을 위한 멘트 하더라구- 그래 그럴 땐 준비된 멘트라도 해야 울렁이는 마음 다 잡지

공연 당일에는 피곤하고 그래서 그냥 멍하게 보냈겠지만 아마 지금쯤이라던지 오늘 문득문득 갑자기 생각나서 혼자 작업하다가 혼자 뭘하다가 문득 가만히 되새기면서 벅차고 고맙고 찡해할 그런 사람인 거 같다. 서태지는.

또 이것도 완전 나만의 생각인데- 어제 공연 끝나고 누가 말했을 수도 있겠지만
프리스타일이 끝나고 앵콜을 기다리면서 '서태지', '오빠야 나온나-'를 외치다가 갑자기 내모든것을 부르기 시작했다

내모든걸 당신께 말해주고싶어 작은마음 드리리라 나는 항상 그대의 마음 곁에 있어 소중한 건 너이기에-
이걸 도돌이 찍었다 계속계속 멈출듯 계속-
이것만 반복하니까 다들 뭔가 우습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합창하던 목소리가 쌩목으로 부르는 그런 거였는데 되게 예뻤다..풋풋하고 그립고. 할튼 이뻤어 그 분위기 목소리 떼창

밴드멤버들이 흰 옷을 입고 나오는데 내모든것을 부르던 중이어서 마저 부르던 목소리들도 점점 잦아들었는데 밴드들 다 나와서 준비하고 그랬는데 순전히 내 느낌이지만 용산 때보다 서태지가 좀 늦게 나왔다.
백퍼 내 퓔이지만 서태지 감동 먹어서 늦게 나온거라고 나는 믿는다. 내 모든 것 뫼비우스도돌이 듣고 찡했던 게지- 나는 그렇게 믿을란다

그러니까 너와함께한- 부를 때 용산 때랑은 다르게 화음도 완전 삘충만하게 넣어서 부르시고 미성은 쩔어주고 다 부르고나서 괜히 다른 할 말 못 찾고 노란비행기 줏어서 날리기나 하고... 감동 받거나 그러면 정말 저렇게 수줍어 하시니...........

처음 공연 시작해서 게스트무대 때 무반응이었던 사람 있었다. 근데 그건 6집 때부터도 있었어 말 많았떤 거였다. 스키조의 락이즈로맨띡- 진짜 계속 들으니까 믿겨지고
피아의 전국투어는 앞으로도 계속될거고! 난 옥아부지의 핑크티가 넘 이뻤고

서태지 무대 시작 하면서
틱탁에펨버뮤다- 맞나? 여튼 그 세곡을 하고 나서 첫 엠씨타임 때- 나는 왠지 서태지에게서 히스테리를 느꼈다. 말했다- 순전히 내 느낌이라고
내 기준에서 보면 생업인 일을 하고 공부하고 잡스러운 내 개인적인 일에 치여서 잠을 거의 못 자는 상태로 50여일을 살아왔어- 그럼에도 할 게 겁나 많아- 한다고 하는데도 뭐하나 성에는 안 차-
이걸 더 잡고 해서 완성시켜야 하는데 위에 보고(?)하고 복명하고 결재 받아야해. 할 거 많아죽겠는데 상사가 뭘 자꾸 또 시켜- 받아버릴 수도 없고 아주 폭발직전이야- 뭐하나만 걸리면 아주 죽여놓을 수 있을 거 같은 상태학생으로 말하자면 수능은 아직 백일 남았는데 할 거 많고 한다고 하는데 이 와중에 중간고사 보고 모의고사 본다네- 아오!! 근데 갑자기 수행평가한다하고-
또 그 와중에 장학사가 온대- 청소하라고 하잖아!!! 빡치지-

엠씨 딱 보는데 서태지의 목소리에서 그걸 느꼈어- 잠 못자고 할일많고 공연 일정은 잡혀있고 엠관에 정규앨범발매까지 기분은 다운되어 있었고- 비몽사몽인 듯했어- 초반 엠씨중에는 잠투정하나요- 싶었던 것도 있었고

부산 짝퉁-이라고 할 때는 관객석이 웃어넘기기도 했지만 다들 헉-한 것도 있었따 분위기가 좀 쎄-해졌었어- 개그도 졸음개그는 안되겠드만 본인도 말하더라 무박3일 잠 못자고 부산 내려오는 차안에서 5시간 눈 붙였다고 근데 확실히 공연하면서 잠도 깨고 기분도 슬슬 올라오고 그랬던 거 같아-

코마
이것은 진리- ㄱ나니가 섹시하다 했지? 코마는 그것의 확장판! 감독판!!

슬픈아픔
이건 대체 왜 넣는가!! 왜 매번 단 한번도 안빠지고!! 라고 생각했었던 똥만드는잉여인간 나님은 어제 슬픈아픔을 부르던 서태지를 보면서 아...........했다
내가 삶에 지쳐쓰러져있을 때 내가 미쳐가고 있을 때 나는 애를 쓰면 싸웠었지 내 혼을 다해 기도했네
이게 답이더만
서태지로 사는 게 겨우겨우 붙들고 사는 때가 순간순간 밀려올 때가 있겠지 슬픈아픔을 부르면서 스스로 다짐하는건가.

에펨비지니스
에펨 부를 때 뿩뿩뿩-뿩- 쀅ㄱㄱㄱㄱㄱ- 하고 악을악을 쓰는 부분 알지? 저렇게 그로울링+분노표출악악악 을 하면서 비틀대면서 무대를 가로지어 걸어가잖아
근데 어제 부산에서는 전혀 악을 안 쓰던 부분에서 정말 완전 뿜으시더라구.... 내쪽에 남자분들이 꽤 됐었는데 나 솔직히 그 부분 보면서 뭔가 마음에 쿵-하니 망치로 맞은 거 같았거든.. 서태지 속이 속이 아니구만.......진짜 성질 나는 게 한 두개겠냐..싶었는데
남자분들이 '형 진짜 화난 게 있으신가보다..'하면서 걱정스런 말투 + 깊은 한숨을 절로 짓더라구

씨버러브
쇼환타지(이거 진짜 이름 누가지었는지 진짜 잘 지었다 쇼환타지 씨버러브) 영상 공개 때 팬들 다 기죽고 비루함에 쩔어갈 때 어제 부산에서 씨버러브 얘기하던 서태지는 팬들이 느끼는 그 거리감에 대해 부정하고 싶어하는 거 같았어- 나님은 말했다. 백퍼 내 삘이라고

일대일이면 말 할 수 있어- 밤새얘기할 수 있어- 등등
백만퍼센트 내 생각인데 그 영상 공개되고 각 게시판들이 씨버러브향연에 떡이되어 가던 때에 서태지 마음도 응어리졌을 거같다

팬들과 격리되는 걸 되게 싫어하고 섭섭해하고 어쩔 때보면 화를 내는 포인트가 이런 거겠구나-싶은 그런 사람인데

씨버러브- 서태지는 결국 카메라랑 친했던 거다- 우린 쌩판 남- 암만 친하다 느껴도 만나면 안면부터 트고 시작해야하는 생판 남-
이런 말이 오가는 사이트에서 가장 소외감을 느끼고 가슴을 쳤을 사람은 팬들 각자가 아닌 서태지였겠구나-싶고

팬들이 자신의 무력함과 비루함에 눈물까지 나고 한심함에 컴을 끄기도 했을 그 날
서태지도 눈물 좀 났겠구나........에 내 전재산!!은 아니고 좀 있다가 끓여마실 후루룩국수 두봉 건다

서태지 우리 너무 좋아한다. 서태지는 너무 여린 데가 확실해져 가고 있다 약점은 역시 팬인가싶었다 건들면 안되겠다

아침의 눈 시작하는데 갑자기 관객석 전체에서 뭔가가 위로 송송 올라오더라
뭔가?? 하면서 봤는데 꽃이었어 노란 꽃
저 낑기는 스탠딩에서도 그 두시간동안 애쓰면서 놓치지 않고 갖고 있다가 아침의 눈 때 위로 들어올리고 좌석에서도 꽃을 들어 올리고....

아...... 그 순간은 말이다 내가 서태지잖아? 그럼 난 눈물이 퐁퐁 날 거같아- 내가 서태지가 아니라서 다행일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진짜(내가 태지가 아니라서 다행이듯잌ㅋㅋㅋㅋㅋ)

너에게 때 난 이런 꿈을 꾸기도 했어- 나레이션 해주셨다. 2000년 이래 처음 아니었나? 아닌가?

텍파 때 베이스 서태지는 용산 때보다 확실히 여기저기 움직이면서 연주하셨고 석중어린이는 훨씬 노래 잘하고 있었고 팬들도 이쁜 게 텍파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불러주던 거
내 생각인데 그 같이 내내 부르던 건 서태지가 노래할 때 떼창 하는 거랑은 사뭇 다른.. 석중어린이에 대한 배려랄까..(나 서빠의 빠인가)

너희들밖에 없어-
이거 예전에 홍백씨바새퀴들 터졌을 때 서태지가 올렸던 생일 글 끝 말미에 적어줬던 거
어제 이거 음성지원 됐었거든
너희들밖에 없어.....

내가 하는 일이 조사+상담+경찰+추징 등 엥간한 건 다 해야하는 거라 인간들 상대하는 게 많아- 쓰레기같은 새퀴들부터 정말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하나..싶게 만드는 불쌍한 사람들까지..
낮에는 전화를 끼고 직접 찾아오는 민원까지 소화하고 6시 이후 본격 내 업무를 하는터라 전화목소리만 들어도 알고 나한테 걸어오는 저 인간 눈빛만 봐도 감이 와-

근데 어제 들은 '너희들밖에 없어...'는 서태지 마음 깊숙한 곳에서 가끔 서태지도 정말 힘들때 들여다보는 그 깊은 곳 어드메에 있는 그 곳의 목소리였던 거 같아
진짜 이 사람은 미쳐가고 힘들어서 자기 혼을 다해 기도하면서 버티는 그 엿같은 상황에서 버티는 건 '너희'라는 팬들 때문인 거 같아

유일하고 미약한 재능인 음악..이것만이 너희들을 내 곁에 있게 하는 걸까..라는 의문도 들겠지-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음악을 유일하고 미약한 재능이라고 한 것일테고
음악이 없다면 너희들은 나를 떠날까.. 나를 돌아보지도 않을까..

어제 공연 끝나고 호텔방에 들어와 12층 창문에 걸터앉아 부산야경을 바라보며 들던 생각이었다. 서태지가 혹시라도 해봤을 지도 모를 생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서 언제까지 나를 좋아할 건가.. 나를 왜 좋아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슴에 지니고 있는 서태지라면 음악이 없는.. 자신을 누가 사랑해줄까..
그러한 내일이 왔을 때 너희들은 다시 나를 만나줄까.. 나를 기다려줄까..
음악이 뜻대로 안되서 미칠 거 같을 때가 음악이 안되서 미칠 거 같은 것도 있지만 너희들이 나를 외면하게 될까 두려운 것도 있다면 너희들은 믿겨질까

.........이런저런 생각에 괜시리 잠 못 들던 나였다- 내가 서태지도 아닌데 대체 나는 왜 이런 삽질을- 이런 걱정은 나님이 할테니 태지너님은 좀 주무시구요-

너희들밖에 없어....

그 깊은 목소리.. 팬들을 찍어대던 그 카메라에 담겨있다면(아 좀 그만 찍으면 좋겠구마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퐈님이나 더 찍으라니께 60도 각도에서 찍은 필름도 필요할 거 아닌가!!)
편집 안하고 내 주면 좋겠더라

요약

1.서태지는 팬들 너무 좋아한다. 병이다. 잠을 좀 자면 나아질까. 재워보자 서태지
2.앵콜 외치는 거보다 그냥 뫼비우스도돌이 노래 부르는 게 지속력도 있고 뻘쭘하지도 않고 재밌고 분위기도 좋고
3.나님 대출 잘 받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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