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공연 후유증이라면 후유증이랄까요..?
공연 다녀온 당일에는 샤워하고 후기 쓰려면 정작 피곤해져서 오빠 보며 느꼈던 황홀함과 감동 안고 스르르 꿈나라로 가는데
오히려 그 다음날쯤 되면 붕 떠 있던 감정들은 조금 가라앉고 조각조각 공연의 이모저모가 조각처럼 맞추어지면서 생각이 많아져요.
그래서 며칠 간은 잠도 잘 안 오지요. 오늘도 괜히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 못들고 있네요..^^;
요즘 제 상태가 좀 이상해진 걸 조금 눈치채기는 했었지요.
무려 세 달만에 오빠를 보는 건데도 설레고 기쁜 마음보다, 왠지 슬픈 마음이 더 컸어요.
이상하게 오빠 웃는 모습만 봐도 울컥해지고, 지나간 영상을 봐도 어느 새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흐르고..
음... 이제 슬슬.. 그 시간이 오고 있단 것을,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깊숙한 곳에 넣어두고 있지만
오빠의 웃는 모습을 볼 때면 이미 이전에 겪어 보았던 슬픔과 허전함, 그리움의 감정들을 기억해낸 내 몸이 먼저 반응을 했던가 봐요.
눈은 알아서 눈물을 내고 심장은 알아서 조일듯 아프고...
근데 그게 저는 참 이상하더란 말이지요.
6집 때야 오빠가 다시 들어가버리신다는 말 하실까봐 내내 전전긍긍하며 지냈기 때문에 '나.. 갔어..'란 말에 무너질 듯 울었지만,
7집 때까지도 사실 오빠가 떠나버리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아직 남아있어 치열하고 행복한 시간 보낸만큼 이별(?)이 힘들었지만
8집 들어서는 정말로 오빠가 다시는 떠나지 않으실거란 확신, 영원히 음악하실거란 확신이 생겼거든요.
6,7집때 가장 불안해했던 것도 걷힌 마당에 또 이렇게 가슴을 조이며 슬퍼한다는 것이 좀 우스웠어요.
이제 다시는 오빠가 훌쩍 어디로 가버리시는 일 없을텐데, 앞으로도 평생 함께 할 텐데 뭘 그리 두려워하나 이 사람아...
그래서 제 마음에게 물었지요.
'뭔데? 대체 왜 그렇게 슬퍼하는 건데? 이제 헤어짐은 없는데.. 뭐가 그렇게 불안하고 힘들어?'
그랬더니 제 마음이 분명히 얘기하더라고요.
'네가.. 네가 변할까봐."
네, 마음의 말이 맞았어요.
그거였어요. 내가 이렇게 불안해 하면서 지금이 마지막인냥 또 슬퍼하는 거...
앞으로의 시간들, 그 마음 그대로 있지 못할까봐 나는, 오빠 때문에 불안하기 보다 나 스스로에게 불안해 하고 있었던 거에요...ㅠㅠ
7집 때까지만 해도 오빠가 3년이고 4년이고 있다가 돌아오셔도 나는 크게 변할 것이 없다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7집으로 들어가신 지 4년 7개월, 거의 5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오빠가 나오시니 나는 이제 누가 봐도 어른이 되어 있었어요.
아직은 미숙하고 불안정한 점도 많은 어른이지만 이제 오빠가 오빠만의 공간으로 들어가셔서 몇 년을 지나 다시 돌아오실때쯤이면
나는 빼도 박도 못할 어른이 되어 있을거란 말이지요.^^;
그 사이에 결정해야 할 일도 많을 거에요.
직업이나 배우자 등등.. 남은 평생에 아주 중대한 영향을 줄 일을 결정해야 할 수도 있어요.
이제까지는 '나'의 삶, '나'의 감정에만 충실해도 괜찮았지만 이제 더 어른이 되면 '나'의 범위를 넘어선 더 큰 범위의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 할 수도 있을 거에요.
그만큼 신경써야 할 일도 많아질테고... 뭐 그렇다는 거지요.
지금 생각으로는 이 마음 이대로 순수한 사랑의 감정 가지고 오빠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상황이 나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까봐, 그래서 내가 변할까봐.. 그게 불안했던 거에요.
이렇게 뜨겁게 사랑하는 것,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마음 아주 깊숙한 곳에서 나도 모르게 품고 있었던 거지요.
그래서 이유도 알 수 없이 불쑥불쑥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프고...
이제는.. 이유를 알았어요.
'우리 내일도 만날 수 있는거지..?'
어제 공연 끝자락 스크린 가득 천천히 나타난 저 문구를 보고 펑펑 눈물을 쏟았어요.
오빠가 나에게 저렇게 묻고 있었어요.
'우리..변함없이 그 마음 그대로 내일도 만날 수 있는거지?
그 동안은 오빠가 떠날까봐는 불안해 했지만 내가 변할까봐 두렵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지요.
처음으로 느낀 불안함과 슬픔이었어요.
그런데 요 며칠 간 이렇게 내가 변할까봐 두려워했던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오빠는 나에게 대답을 구하셨어요.
내일도 만날 수 있냐고 묻는 것은, 이미 오빠는 내일 또 만날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였어요.
'나는 내일 또 만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는 어때?' 하고 나의 의사를 묻는 것이었지요.
오빠는 변함없이 다시 만날 준비를 하실 거라고 이미 오빠의 마음을 밝히셨어요.
내일 다시 만날 것인지 말 것인지는 너에게 달려있다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오빠는 조용히 묻고 계셨어요..
어제 공연 하시는 동안, 당시에는 달달했던 웜홀 콘써트때 멘트에 비해 약간은 건조하다(?) 싶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면 오빠 역시 이제 곧 겪게 될 '그 시간' 때문에 무척이나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을 팍팍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해 주셨던 것 같아요.
하라는 대로 다 해주겠다는 말이나 팬들이 막 이쪽으로 오라고하니까 성큼성큼 가셔서는 '그래 왔어' 하신 거나...
그 동안은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뭐랄까.. 오늘만큼은 하라는대로 다 해주고 싶다.. 이런 마음이 느껴졌어요.
많이 보고싶을 것 같다고도 하셨지요..
생각해보면.. 오빠는 우리가 '그 시간'이 오는 것을 아쉬워하고 슬퍼하는 것보다 더 아쉬워하고 슬퍼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빠 말대로.. 우리는 우리의 '본연의 생활'로 돌아가서 또 현실과 부대끼며 많은 것을 잊으며 살테지만
오빠는... '본연의 생활'로 돌아가도 역시 우리가 함께 교감한 시간들이 큰 부분을 차지할텐데 얼마나 허전하시겠어요...
왜.. 그 동안은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요..?
잠시 떨어지는 시간.. 나보다 오빠가 더 아쉬워하실 수도 있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했을까요..?
왜..왜 그 동안 오빠와 떨어지는 슬픔과 아쉬움을 다 오빠 탓인것 마냥 서운해 했을까요?
정작 그자리에 서서 내일도 다시 만날 수 있겠냐고 묻고 계신 것은 오빠인 것을.. 왜 그 동안은 몰랐던 걸까요..?
어쩔때는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져 내가 힘드니까 '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만 덜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들다가도
진짜로 그리 된다고 생각하면 바로 고개를 저어버리지요.
아프고 힘들더라도 그냥 이대로.. 열정적인 사랑을 계속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 때문에요.
그러나 앞으로 몇 년 뒤 오빠가 9번째 소리를 들고 돌아오셨을 때..
지금처럼 펄펄 끓는, 굉장히 순도가 높고 열정적인 사랑을 할 수 없을까봐 불안한 마음도 있어요.
어찌 생각해 보면 수천 수만의 팬이 있는 오빠께 나 한 사람의 사랑쯤 조금 덜해진다고 해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요.
(사실 그게 더 슬퍼요..ㅠㅠ)
이제까지는 내가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상황이 나를 그리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정작 그 마음 그대로 기다려 준 것은 내가 아니라 오빠이셨던 것을 알겠네요.
이렇게 각자의 삶 속에서 '본연의 생활'로 돌아가 다양한 사람 만나며 다앙한 감정에 부딪히며 살아갈 우리를
그래도 교감의 끈 놓지 않고 있을거라고 끝까지 믿고 묵묵히 음악을 만들어 선물해 주신 오빠...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나 한 사람의 교감의 끈이 오빠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다시 몇 년 간 떨어져 있어야 할 시간들 속에 어떤 다른 상황이 나에게 요구될지 모르지만,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중에 사춘기 소녀같은 펄펄 끓는 열병 같은 감정을 조금 식혀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이 마음만큼은 평생 놓지 않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오빠, 내일도 다시 만날 수 있겠냐고 물으셨지요..?
네.. 나만 변하지 않는다면 오빠는 늘 제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시니...
우리는 내일 다시 만날 수 있어요. 모레도 글피도,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날도.. 우리는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새벽이 밝아오네요.
나는 오늘도 새로이 오빠를 만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오빠는 어제 만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계시네요.
어서 달려가 봐야겠습니다.
오빠.. 안녕..?
*변하지 않아.. 믿어..
♥태지나라소정공주♥
{뿔러스}+
공연 때 오빠 얼굴이 안 좋아보이셨다, 왠지 불안하다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오빠는 늘 그 자리에 계실거에요.
내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아닐지를 결정 짓는 것은 본연의 생활로 돌아가는 우리의 몫...
오빠도 아쉽고 슬픈 마음 감출 수 없어 그렇게 얼굴에 나타나신 것일테니 괜시리 불안한 상상은 하지 마시고
앞으로 주어질 조금은 긴 헤어짐의 시간 동안 어떻게 더 사랑을 하며 교감의 끈을 튼튼히 할지.. 이런 고민을 더 하자고요.
나는.....이제 태지 못떠날것같아...근데 주변에 떠나간 사람들 혹시 더 떠나갈 사람들때문에.........조바심나고 슬프다...........우리에겐 태지도 필요하지만 우리같은 매니아들도 필요해. 같은 마음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가 우리에게도 힘이 된다구 ㅠㅠㅠㅠ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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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Tue 01:34:19 AM)
이 글땜에 이 밤에 또 눈물바람 ㅠㅠㅠㅠ
난 오빠님 앨범이 한장 한장 늘어갈수록
내맘이 점점 더 깊어지는걸 느껴.
평생 안변할꺼야 ㅠㅠ
참았던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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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Tue 01:38:07 AM)
늘 그래 왔듯.. 앞으로도 우리가 오빠의 든든한 노란 우산이 되어드릴께요..
오빠도 그 안에서 노오란 예쁜 꽃을 피워주시기를...
변하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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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Tue 01:38:22 AM)
근데.. 난 글쓴이가 걱정하는 "직업"도 이미 정하고, "배우자"도 이미 정한 나이지만..
세월이 가도 변할 수가 없더라고..우린. 변할수가 없어.
오빠가 돌아오면..다시 어느새 또 순도 100프로인 순수한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있어..
내 마음..호호할머니가 되어서도.. 그대로일거같아. 태지는 유일한 내 안식처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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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Tue 01:56:13 AM)
............ 용산에서.. 마지막 문구를 보기전.. 너와함께한 시간속에서를 들으면서
펑펑 쏟아지던 눈물... 아침의 눈... 을 듣고....... 토요일 공연이 끝나고
새벽이 되서도 피곤한 몸으로 잠못자고 엉엉..울고..
일요일도 하루종일........멍하니 누워있다 엉엉 울고.....
........ 많은.. 생각들이.. 어찌나 공감되는것들이 많은지..
왜.. 오빠가 나보다 더 허전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은 못할걸까..
오빠가.. 내일 만날 수 있냐고.. ..그런 생각을 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은
ㅠㅠ..난 정말 못했었어...... 미안하고 미안하고 고맙고 한없이 고맙고
고마워서.. 나 정말 목놓아 울었다..
초6... 어른들이.. 한때라고 했지만.. 벌써 서른이 되버린..
남들이 말하는 아직도 서태지를 좋아하는 ..철없는 어른이지만
조금 더 어른이 되더라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을거고..
오빠가.. 어디서 기다리든.. 난 달려갈거야..
..........결혼하고.. 아기가 생기고.. 달려가지 못할까봐..
두려운마음에 .. 미안한 마음에 불안한마음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오빠와 함께있다는거
정말 오빠도..알아야할텐데 ㅠㅠ..
아침의눈.. 을 앨범으로 만나면.. 난 또 얼마나 울게될까
오빠는 이곡을 어떤..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만드신걸지..
마음이 아리고.. 아픈..새벽 ㅠㅠ..난 또.. 우는구나
뿌짖뿌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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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Tue 02:28:14 AM)
2222
17년을 지나오면서 학교도 선택하고, 직업도 고르고, 배우자도 고르고 있지만
변한 적이 없어. 절대 우린 변할 수가 없어.
그거슨 진리~
더 강해지는걸!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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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6 Tue 10:20:27 AM)
나 한 사람의 교감의 끈이 오빠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
대장은 우리 한명 한명에게 항상 고마워한다는걸 느낀다 ,,,
우리 하나 하나모인 덩어리가 오빠한테 큰힘이 된다 ~~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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