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회사 다녔던 남햇 중에 오빠님의 음빠가 있었어. 그넘 회사 관둘 무렵 송아지라는 사실을 알아서, 많은 정보 공유는 못해줬었지..;; 이넘은 오빠님 음악을 향한 사랑은 좀 있었고 ㅋ 오빠님 음악 외에는 소녀시대, 원더걸스에나 눈을 돌리던 넘 ㅋ 피아라는 이름도 이번 앵콜에서 처음 들은 ㅋ
.<(
근데 이번 8집 전투를 돌면서, 너무 아까운거야 혼자 보기가. 그래서 문득 물어봤었지, "넌 왜 공연을 안가?"
"티켓이 일단 비싸서 학생신분에는 무리고요 ㅠ_ㅠ 주변에 같이 갈 친구도 없어요 ㅠ_ㅠ"
그래서 덥썩 물었지. '이미 음빠이니 얘를 얼빠의 길로 인도하여 오빠님의 늪에 완전히 빠뜨려야겠구나'
그래서 난 앵콜 이틀은 스탠딩에서 미친듯이 놀겠다던 다짐을 버리고, 과감히!! 이넘을 위해 좌석을 택했어.
맥스 오류를 뚫고 예매한 나를 스스로 대견해 하며, "8/29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7시. 시간 맞춰!" 문자한통 끝 ㅋ 공연 이틀전에 문자가 오더라 "D-2", 그리고 공연 전날 "누나 저 떨려요 ㅠㅠ"
결국 얘는 오빠님을 영접하겠다고 대구에서 꾸역꾸역 상경하였고, 결론부터 말하면 얼빠의 길에 들어섰어 ㅋ
오늘 문득 메신저에 들어와서 이야기 하다가 "너 왜 감상문 안보내?" 했더니 글쎄.. 한글 파일 2페이지 분량으로 보냈지 뭐야 ㄷㄷㄷ
읽다보니 혼자 읽기 아까워서 ㅋ 일반인급 음빠의 나름 후기 공유해 ㅋㅋㅋㅋ (위태에 올려도 된다고 했음 ㅋ)
중간에 혹시 거슬리는 표현이나 내용이 있더라도 일반인급 음빠의 나름 후기이니 이해 부탁해 ^^;;
참고로. 후기 중에 나오는 메시아가 나야 ㅋㅋㅋㅋㅋㅋㅋㅋ(내 이름은 보안상 X 처리 ㅋㅋ)
1992년. 초등학교 2학년. 꼬꼼화로 세상물정 같은 것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댄스는 소방차인줄 알았고 진행은 손범수인 줄 알았던 그 시기. 임백천 옹이 소개했던 대장과 직원들의 데뷔무대를 우연찮게 본방사수 했었다. 그냥 그런 가부다... 하고 넘겼다.
며칠 뒤 놀러 간 사촌형 집에서는 사촌형이 나의 친형에게 흰색과 연두색이 적절히 황금비율로 나눠진 무언가 예쁜 테잎을 권해주며 너 아직도 이걸 모르냐며 다그치고 있었다. 참고로 난 친형과 4살차이, 사촌형과는 6살 차이였다.
그 길로 우리 형은 사촌형과 음반점에 가서 똑같은 테잎을 사왔다. 뭔가 나도 같이 들어야 형들과 어울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에 시작한 대장음악 감상은 그렇게 시작됐고... 그 음악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쉽게도 내가 6학년이 되어서야 알아버렸다.
이미 대장과 직원들은 폐업신고를 하고 워크아웃도 없이 깔끔히 떠났다.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 앨범을 들으며, 너무 늦게 태어나 공연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평생 한으로 남을 것만 같았다.
-청소년기-
한창 롹 음악을 들으며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으며 쪽바리노래 미쿡노래 다 접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내 CD파우치에는 서태지1집-라이브&테크노리믹스-2집-93마지막축제-3집-95다른 하늘이 열리고-4집-굿바이-시대유감의 순서로 담긴 후 기타 여집합 앨범들이 꽂혀있었다.
얼빠가 아닌 음빠였기에...
악기 소리 하나하나 까지 세세히 들어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덕후짓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다만, 서태지 끝물 세대여서 같이 공유할 친구를 찾기가 힘들었다는 게 문제였다. 난 삐삐를 치고 내 번호를 남길 때 항상 980707을 남겼으나.. 아이러니 하게도 292513보다 인지도가 떨어졌었다 랄까;;
컴백한 대장의 5집은 음악은 역시 말도 못하게 센세이숀이었으나- 한창 일본 게임의 화려한 CG를 접하고 있었던지라, 5집 뮤비의 CG들을 보며.. 난 사실 ‘아 저건 정말 아닌데..’하는 아쉬움도 컸다. -_- ;; 슬슬 다시 대장의 공연소식도 전해들리고 했지만, 비쌌고. 난 공부를 해야했으며(?)ㅋ 여튼... 못갔다. 왠지 이제 은퇴 없이 계속 공연 할 것 같다는- 뭔가 앞으로도 공연 많을 거야! 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던듯.
-어른기-
대학을 들어갔다. 대구촌놈이 상경했다. 대구에서는 노래방에서의 승부를 결정짓는 요소는 ‘고음처리’이다. 특히 질풍노도 때는... 서로 득음이라도 할 기세로 수업만 끝나면 노래방으로 달려가 질러제끼곤 하니까-. 노래방을 갈 때 마다 필승을 불렀었다.
비록 반가성의 곡이었지만 많은 연습을 통해 굉장히 안정적인 호흡과 데시벨로 불러낼 수 있었기에 노래방에서 쓸 만한 카드였다. 신입생 오티때 술 먹고 노래방에 가서 난 당당히 필승을 불렀다.
그 이후로 적어도 여자들이 있는 곳에서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서울애들은 이상하리만치 발라드와 바이브, 랩에 열광하고 있었다. 가끔씩 일반인코스를 하고 있던 동기 중에서 대장팬을 만나면 회포를 풀며 가까워지고... 노래방에서는 소를 몰며 SG워너비 노래를 부르고 집에 와서는 F.M.비즈니스를 들으며 사회생활 참 힘들다는 걸 느꼈다.
그리곤 병특을 하러 들어간 회사에서 ‘XXX’이라는 메시아를 만났다. 난 그저 대장의 음악만 있으면 됐었는데... 대단한 분이셨다. 그동안 몰랐던 서태지 팬의 세계를 알려주셨다. 궁금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공연을 못 갔던 걸 슬퍼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하지만 여자 친구를 챙기느라 원더걸스를 챙기느라... 소녀시대를 챙기느라... 아직 공연을 갈 정신까지는 없었다. 여자 친구는 독일로 가버리고, 원더걸스는 미국으로 가버리고, 소녀시대는 소원은 하나도 들어주지도 않고 발길질만 하다가 활동을 접어 잠시 패닉에 빠져있을때 쯤.
메시아는 나에게 한 줄기 빛을 선사해 주셨다.
‘표 사 줄 테니 오라.’
-공연후기-
간다! 간다! 드디어 간다!! 나도 대장의 공연을 보러 간다!! 실제로 대장과 같은 장소에 있어보고 팬덤을 느껴보는 것이다! 그렇게 올림픽 공원으로 향했다. 메시아가 차가 막혀 아직 오지 않는 동안 혼자 구경을 하러 돌아다녔다.
한 10분쯤 한 바퀴 돌고나서 ‘아~ 역시! 난 A형!’이라는 걸 깨달았다. 무서웠다. 공연 뉴비에게 다른 팬들의 모습이란 롹콘서트 한 번 가본적 없는 나에겐 무서웠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노란색은 결코 그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삼삼오오 떼를 지어 여기저기 뭉쳐있는 그들은 왠지 눈 마주쳤다간 삥이라도 뜯어갈것 같았다. 귀에서 들리는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처럼 진정 다시만난세계였다...
여튼 정~~말 어린이(?) 유아(?)부터 어르신(?)들 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런 인원이 모여있다는건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그리고 공연은 시작됐다. 검정치마와 피아? 난 대장의 음악에만 관심이 있었기에- 앉아서 그저 구경하며 화장실이나 들락날락. 방방 뛰는 사람들을 보며 역시 무서운 사람들. 역시 난 A형. 만을 속으로 되뇌고 있었다.
드디어 대장의 등장!!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난 음빠였는데!!
그러나 이미 내 몸은 그 용안을 1미리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기울여져 있었고 대장이 하이드가 되어 의자가 하늘로 떴을 땐 내 정신줄도 이미 하늘로 떠나보냈다. 최고였다!
노래는 한 곡 한 곡 (아직 감화를 당하지 못한 레플리카와 코마 빼고) 모두 다 아드레날린분비 최고조에 이르게 하기 충분했다. 공연 시작하고 채 2곡이 끝나기 전에 내 오른 팔꿈치는 이미 무리가 느껴지고 있었다. 처음 간 공연인데 너무도 과분하게 휴먼드림까지 질러주셨고-
중간 중간 대장의 멘트는 나에겐 정말 충격이었다. 나에겐 그때까지도 그저 신비로운 존재. 역사책에 나올 존재. 였는데, 이제야 진정 그 분을 조금이나마 알아가게 되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세례 받은 느낌이랄까...;;
5집 뮤비때의 실망스러움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지는 정말 화려하고 예술적이었던 영상들. 계속해서 가슴을 때려주는 파워풀한 사운드. 계속해서 점핑하는 나의 다리. 계속해서 머리를 때려주는 노란 종이비행기.-_-;; 공연은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최고였다! 최고였다!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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