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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음악 사용료 두고 음저협-지상파 신경전

게재일 : 2008.12.10 (Wed) 04:27:00 PM

작성자 : 기사

No. 266705 추천수 : 0 조회수 : 216

음악 사용료 두고 음저협-지상파 신경전
“음악사용 말라” VS “계약 체결 나서라” 공방

2008년 12월 09일 (화) 23:21:29 김고은 기자 [email protected]

음악 사용료를 두고 지상파 방송3사와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지명길, 이하 음저협)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음저협이 방송3사를 향해 “음악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고 엄포를 놓은데 이어 방송사들은 “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은 오히려 음저협”이라고 반박하며 조속한 계약 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음악사용 말라” VS. “계약 체결 나서라”

음저협은 지상파 방송 3사에 2009년 1월 1일부터 자신들이 저작권을 관리하는 음악의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난 1일 통보했다. 음저협은 “방송 3사와 2005년 12월 음악 사용 계약이 종료된 뒤 방송사가 음저협의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3년간 계약 없이 무단으로 음악을 사용했다”며 “방송사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안 역시 받아들이지 않아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음저협은 문화부가 현재 음악사용요율인 매출대비 0.3055%에서 매년 인상해 2011년까지 0.488%까지 인상하는 중재안을 내놓았으나, 방송3사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평균 음악사용요율인 매출대비 1.4%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라는 게 음저협의 설명이다.


▲ 동방신기(왼쪽)와 김종국의 앨범.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그러나 방송사는 “문화부의 중재안을 거부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방송협회(회장 엄기영)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음저협은 방송 3사와 체결한 2006년 12월 11일자 합의서에 따라 방송 3사, 음저협, 문화관광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에서 합리적인 음악사용료를 산정할 때까지 2006년 음악사용료와 동액을 지급받기로 하고 그동안 이를 이의 없이 수령해 왔다”면서 “방송 3사는 문화관광부 중재안(2008. 2. 22)에 따른 계약 체결을 음저협에 요청한 상태로 이를 거부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음악사용요율이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송사는 음저협의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판단하고 있다. MBC 법무저작권부의 최진훈 씨는 “음악사용요율을 2011년까지 0.488%로 인상하는 것은 일본의 민영방송 수준”이라며 “일본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1.5% 요율이지만, 다른 계수들이 들어 있어 실제로는 0.5~0.6%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협회 “음악저작물관리비율 낮춰야”

음저협과 방송3사가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는 또 다른 부분은 음악저작물관리비율이다. 음악저작물관리비율은 방송사가 사용하는 저작물 가운데 음저협이 관리하는 저작물이 차지하는 비율로 현재 97% 수준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음저협이 최근 회원사인 ㈜모두컴 음악출판사를 제명한 만큼 음악저작물관리비율이 하향 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상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방송협회에 따르면 방송3사가 실제로 사용하는 음악 중 모두컴의 음악이 차지하는 비율은 52%에 달한다. 모두컴의 음악을 제외하면 지상파 방송사가 사용하는 음악 가운데 음저협이 저작권을 관리하는 음악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 97% 수준으로 규정된 음저협의 음악저작물관리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게 방송사 측의 주장이다.


▲ 서태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MBC
방송협회는 “방송3사가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하는 음악의 상당 부분은 모두컴과 같은 음악출판사들이 권리를 갖고 있는 음악이며, 이에 따라 방송3사는 문화관광부 중재안 및 이를 반영한 음저협 사용료징수규정에 규정된 ‘음악저작물관리비율’을 모두컴 제명에 따라 수정해야 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최진훈 씨는 “음저협이 모두컴을 일방적으로 제명한 만큼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한다. 방송사가 쓰는 음악 가운데 모두컴이 관리하는 음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그만큼 쓸 수 있는 음악이 줄어든 셈이니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리비율을 낮추면 음저협이 징수하는 사용료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방송협회는 음저협이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속내에 대해 “모두컴을 무리하게 제명함에 따라 문화관광부 중재안에 따른 음악사용료가 실질적으로 감소될 것을 우려해 이를 방송3사의 책임으로 떠넘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방송협회는 문화부의 중재안에 따른 음악 사용료 계약 체결과 관련해 음저협에게 이번 주말(13일)까지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 상태다. 방송3사는 음저협과 음악 사용료 계약을 매듭지은 뒤, 모두컴과 사용료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음저협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는 작사·작곡 등 음악 저작물의 저작권을 신탁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민법 제32조와 저작권법 제105조에 근거해 1964년 창립했다.

저작권 사용료 징수 규정 제3장(방송 사용료)제16조(지상파방송에 대한 방송사용료)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의 음악 저작물 사용료는 ‘매출액×음악사용요율×조정계수×음악저작물관리비율’과 같은 계산에 의해 산출된다.

음저협은 징수규정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 등으로부터 음악 사용료를 징수한 뒤 분배규정에 따라 작곡자, 작사자, 편곡자 등 저작자에게 분배한다. 저작권 신탁의 대가로 음저협은 일정 비율의 관리 수수료를 취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잖이 비리도 발생하고 있다. 음저협은 내부 직원의 횡령, 분배 자료 조작 등 잇단 추문으로 최근 몸살을 앓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음저협 부산지부의 K씨는 2005년 4월부터 2008년 11월 3일까지 2억23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음저협 직원들의 저작권료 횡령 사실은 과거에도 수차례 적발된 바 있다.

또 음저협의 독점이 저작권료 징수 및 분배 과정에서 투명성을 악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복수 운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최문순 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제도의 개혁 방향’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한 단체가 저작권 관리를 독점으로 관리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서태지컴퍼니 측은 “저작권료 관리, 징수 문제의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태지는 지난 2001년 자신의 노래를 패러디한 이재수의 음반에 대해 음저협이 사후 승인한 것에 반발해 음저협에서 탈퇴한 뒤, 최근 방송사와 직접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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