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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공연장 오면서 이래저래 느낀거.(오퐈님은 스킵)

게재일 : 2009.08.31 (Mon) 01:37:09 AM

작성자 : -ㅅ-

No. 682498 추천수 : 68 조회수 : 2,514

오퐈님은 패스 부탁드려요. (궁금하셔도 ^ ^)

.<)

오늘 공연 보고 느낀 게 참 많았어.
우리들 앞에서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시던 모습
최대한 최대한 밝은 분위기 내려고 노력하시고 활기찼던 모습.
(광주때 못 가봐서 그 울적한 분위기를 모르는 게 한 ㅠㅠ 돈이 웬수지 9집때는 기필코!)

근데 오늘도 붸비들 소리 안 나게 많이들 울더라.
허나 둔하디 둔한 이 목석은 울지는 않았고 기분이 많이 묘했다.

이상하게 팬질에서는 여인을 가장한 목석이 되는 바로 내가 팬질하면서 내가 딱 두 번 운 적이 있어.
앵콜 공연은 7집, 8집 두 번을 겪었는데도 이상하게 울적해지기만 하고 눈물은 안나더라

한 번은 옛날 사서함 시절에 서컴설립 소식들으면서 한 번. (왜그랬지? 여전히 미슷헤리)

한 번은 뫼비우스 부산 공연 끝나고 공연 후기 펌 글 이었는데,
(바로 전 게시판에서  제목 “ (펌 후기) 부산 공연 "너희들밖에 없어-"”로 검색해 보시라)

눈물 퐝 터졌던 부분만 살짝 직접 퍼올게 바로 이 대목!

그래서 언제까지 나를 좋아할 건가.. 나를 왜 좋아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슴에 지니고 있는 서태지라면 음악이 없는.. 자신을 누가 사랑해줄까..
그러한 내일이 왔을 때 너희들은 다시 나를 만나줄까.. 나를 기다려줄까..
음악이 뜻대로 안되서 미칠 거 같을 때가 음악이 안되서 미칠 거 같은 것도 있지만 너희들이 나를 외면하게 될까 두려운 것도 있다면 너희들은 믿겨질까

에~이 -_ㅠ........

한 동안 소들이 우리는 덩어리 일 뿐이라고 삽을 펐던 적이 있드랬다.
근데 그 분이 친히 얘기해 주셨지. 너희들은 덩어리가 아니라고.
그리고 오늘 마지막 가는 길에 너희들 곁에 항상 있겠다고.

소들 이 말에 완전 그 말로 할 수 없는 묘한 감정 느꼈다.
여기 198%년산 목석도 기분 아주 묘~~하고 복잡 미묘해 졌으니 말이야. 말 다했지 뭐 ㅋㅋㅋ

근데 내가 주제넘은 확신이 드는 게.... 이번 공연 다녀와서 강하게 느꼈던 게
(그래서 오퐈님 보시지 말라고 말씀드린게... 오지랖 5대양 6대주 강하게 펼치는 거라 #팔려서 도저히 ㅠㅠㅠㅠㅠㅠㅠ 혹시 보신다면 여기서 끝!!!!! 부탁드려요. ㅠㅠ)

그게 일방향이 아니라는 것.
그러니깐 너희들은 덩어리가 아니고 너희들 곁에 항상 있겠다는 그 말이.
우리들을 향해서 던지는 말인 것 동시에
서태지 자신에게 늘 얘기하는 그런 거 같다는 느낌말야.

너희는 나랑 1대1의 존재고,
너희는 나랑 함께있는 거라고.

다시 말해 나(태지)는 공연이 끝나도 혼자가 아닌 거라고.... 공연이 끝나도 편하다고.

사람 나이 40이면 불혹이라고 일컬어.
어느 것에도 혹하지 않는다. 심적인 안정. 요걸 얻어내야 하는 게 삶의 목적이란 이야기겠지.

하지만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중요한 즘생인
우리로선은 심적인 안정과 동시에 물적인 안정까지 추구하는 나이야.

물적인 안정이야 오늘 오퐈님께서
너희들이 1집 때부터 판 열심히 사줘서 자기 좀 부자라고 직접 인증까지 해주셨으니 뭐 ㅎㅎㅎㅎ
우리 먹고 살 일만 잘 해결하면 될 것 같고
(붸비들 그리고 나도 퐈이야!)

남은 건 심적인 안정이란 말인데...
어차피 그 분이야. 주업인 RC와 부업인 음악이 있으시니 거의 큰 틀은 해결이 되었다 보는데
남은 건 우리 팬들 이야기란 말이지.

아까도 말했듯이 난 여자를 가장한 목석인데다가,
옛날 7집때 키모씨 비유대로 내게 있어서 오퐈님이란
한폭에 걸어다니고 말하고 노래하고 기타치시는 진경산수화라(하...키모씨 앵콜은 오셨나요? ㅠㅠ)

그저 주기적으로 활동해주시는 것만해도 감지덕지 하지만, 그래도 가끔 드는 생각이
우리 앞에서는 구박도 하고 마누라라고 인증까지 해주시고
앞에서 노래하고 기타치는 친근한 사람이지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너무 큰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열폭모드(하... 난 뭐지?) + 찬양모드(얼굴만 딱봐도 답이 나온다 하.. 귀신같은 남자)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나름 유쾌한 팬질을 즐기고 있긴해.

하지만, 내 얘기야 그렇다는 거지 안 그런 붸비들도 많잖아?
어제만해도 그 후덜덜한 분위기도 그렇고.(어제 못가서 글로만 봤는데 오늘 실제로 보니깐 나도 살짝? ㅋㅋㅋㅋ 너 목석이라며?)

근데 그 어제 험한 분위기를 무릅쓰고 오늘 그 ‘거사’를 한 번 더 하셨잖아.
계속할거라고 엄포까지 줘가시면서.

난 그거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가수에게 팬들이란 없어서는 절대 안 될 존재이고,
팬의 존재란 게 오퐈님처럼 가수생활 몇 년있으면 20년 채우시는 분한테는 정말 큰 존재잖아.
근데 이 팬이라는 게 다 좋은데 실체가 없단 말이지.

마치 바다같이, 멀리서는 볼 수 있는데 가까이서 만질 수 있긴 하지만
바다를 만나고 돌아오면 남는 것이라고는
손에 남은 물기와 차가운 느낌 뿐인거라는 거야.
그게 공허한 거야. 그게 팬이나 가수나 사람 미치게 만들거든.

시대유감을 부른 자유로운 물고기는 그 안에서만 살 수 있는데
정작 그 안에서 사는 자기는 바다의 실체가 안 보인다는 거지.
게다가 이제는 아니지만,(정확하게 얘기하자면 그러리라고 믿고 싶은 게 내 욕심이지만)
옛날에는 이 바다가 아예 순간 없어질 환상일까봐 답답하고 불안했던 적도 있으셨대고.

8집 활동 들어서 이래저래 기네스책 몇 장 쓸만한 돌출행동이 잦아지셨는데,
아까 이 목석이 눈물 쏟았다는 그 후기 글과 오늘 공연장에서 돌아오면서 느낀 것과
그 이유가 닿아있는 것 같아.

물고기는 이제 바다를 바다로 생각하지 않는거야.
곧 스러질 물기와 차가운 느낌이 아닌 자기 가슴 속에 끝까지 남을 수 있는
따뜻한 온기와 형체가 있는 그 무엇이 바다라고 생각하는 거지.

오늘 굳이 붸비 넷을 무대 위로 올리면서 까지,
그것도 친절하게 남녀 성비까지 섞어가면서
그리고 꼬마아이를 무대 위로 올리면서 너희 질투하지 말라고 엄포놓으신 것도 다 그런 걸꺼야.

간접적으로 느꼈던 그런 것보다 직접적으로 내 살갗, 내 손길으로 느끼는 그 온기가
그 무엇보다 더 그리우신 거야.

직접적으로 붸비들을 느끼면서 느끼는 심적 안정이 그리우신 거야. 과거도 그랬고 앞으로도.
공연하는 걸 좋아하시고 굳은 표정이었다가 먼발치에서 소들 발굽이라도 보일라치면
자동적으로 입이 귀꼬리까지 시~익 올라간 다는 그 분이자네.
(험하게 말하면 팬바보)

그래서,
내 욕심 같아서는 붸비들 조금만 유해졌으면 좋겠어.
알아 이렇게 얘기하는 거 자체가 나의 욕심이고 자만이라는 것.

근데 자꾸 이런 생각이 지워지지를 않는걸 어쩌니
(아, 이 미련한 것)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
아... 이렇게라도 쏟아내니깐 좀 싱숭생숭했던 게 풀리는 것 같아.

덧. 상관없는 얘긴데,

이상하게 오늘 이태현 사장님 올라오는 거 보고, 밴드멤버들이랑 진하게 포옹하시는 거 보고
그리고 오랜만에 올라온 마들씨를 보고 기분더 묘했드랬다ㅠㅠㅠ

김실장님 한 번 더 얼굴이라도 보고 빠이빠이 했으면 좋겠는데, 못봐서 많이 아쉽네.
다른데서 볼 수 있는 분인데 김실장님은 공연장에서 만나야 내가 아는 그 김실장님 같아서ㅎㅎㅎㅎ

시간의 두께란 거에 나도 집착하기 시작했나봐. 이게 나이들어간다는 증거인가?

신생팬들 이것 때문에 힘들어 하는 데 그러지 말라고 ㅎㅎ
이런 글 쓰는 나도 6집 신생이었다규~
이제 남은 시간 함께하면 되코마. 걱정하지 말아요.

덧2.

9집때 없는 붸비 있으면 내가 찾아가서 데려다 공연장에다 세울 거임 ㅋㅋㅋㅋㅋ
벽에 #칠할 때까지 같이 공연다니고
무릎팍에 트라#트 붙여가면서 스탠딩 뛰자 ㅋㅋㅋ
오늘 좌석 뛸려니 죽겠더라. 몸이 근질거려서.

덧3.
맨날 뻘글만 썼는데 이런 못난 글에 추천 두자리수라니 ㅠㅠㅠㅠㅠ
황공해죽겠다. 지금도 중간 중간 문맥 이상한 거 계속 수정중인데도
붸비들 많이 고마워 ㅠㅠㅠㅠㅠㅠ

근데 9집때 안 보이면 나 삐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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