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친구들 낚으려고 싸이 다이어리에 쓴거라서 말투가 초큼 이상할지도 몰라 이해해줘 ㅋㅋㅋㅋㅋㅋ
수능운 수시운 이런건 없어도 난 티켓팅 운은 조금 있나봄.
특수한 영화인 만큼 재미있는 상황이 많았는데,
1. 감독/각본/음악/주연/밴드의리더/컴퍼니회장님의 미모가 워낙 뛰어나서 대형스크린에서도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에 영화임에도 A열부터 매진되는 기현상 발생 ;;; 뒷목이 나가건 눈이 빙빙 돌건 크게 보면 좋은거죠 넹 (나는 E열이었음)
2. 콜라나 팝콘을 들고 입장하는 관객 극히 드물었음. 초초초초집중을 해도 눈과 귀가 바쁜데 먹을 시간은 어디있나요.
3. 상영전 의형제 광고에서 강동원이 클로즈업 되도 꿈쩍 안하던 관객들이 주연배우이자 보컬;; 이 클로즈업 되면 곳곳에서 괴성이 터짐. 내 뒤에 있던 남자관객 처음부터 끝까지 와, 억, 우와, 헐, 이러면서 봤음. 아니 왜 남자가;;;; 내 옆에 있던 여자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울면서 보더이다.
4.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도 관객들 전혀 움직이지 않음. 모아이 심포니 버전이 청명하게 울려퍼지는데 이왕 좋은 스피커로 한번 더 듣고싶은 마음도 있었고 크레딧에 가득가득 올라오는 seo tai ji 라는 이름이 많이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감격스럽기도 했고. 영화관 알바생들이 오히려 당황;; 결국 크레딧 다 올라가고 서태지컴퍼니 로고가 뜨자 모두 박수 짝짝짝. 하고는 해산. 거참, 단합력도 뛰어나도 개인플레이도 뛰어나고 신기한 팬들이야.
아무튼 이래저래 다신 없을 인상적인 관객들과 영화;;; 였고.
작년에 MBC에서 방송했던 것과 달라진게 꽤 많았었음.
일단 편집점이 많이 달라진듯. 봉춘이 편집이 서태지가 무대를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압도하는 모습에 중심을 뒀다면 이번 편집은 서회장님께서 눈에 불을 켜고 참여하셔서인지(안봐도 밤 새면서 편집하고 하고 또 하는 광경 눈에 선하다.) 음악에 따라 악기, 오케스트라 단원들, 밴드의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다. 특히 take two 뒷쪽에 휘몰아치는 부분이나 f.m. 비즈니스 앞쪽 끌어올리는 부분은 압권.
음질에 대한 부분도 많은 사람들의 주 호기심일텐데 비전문가인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능력도 안될뿐더러 일단 가서 듣길. 메가박스 M관을 서태지 M관으로 바꾸면서 원래 있던 스피커 다 뜯어내고 본인이 공연 때 쓰는 걸 갖다놓으셨나;;(충분히 가능) 서태지 공연때 듣던 사운드랑 차이가 없을 정도로 좋았다. 오케스트라의 고음부가 세세하게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고음부분에 엄청 신경을 쓴 듯. 근데 또 베이스 소리도 예술. 누가 전직 베이시스트 아니랄까봐 드럼 소리보다 더 공 들인듯. 아마도 현재 존재하는 밴드 공연 DVD 중 가장 베이스가 부각되는 딥디이지 않을까. 난 그저 좋지요 ㅠ.ㅠ
내 붕어 기억력으로도 인상깊은 무대를 뽑자면.
1. Take one
서태지 전집을 탈탈탈 털어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뻥 조금 보태서 이거 들으려고 심포니 앵콜 갔었음. 파슨으로의 재탄생;;
외계인의 지구잉태설 (태초에 외계인이 지구를 만들었다, 라는 설)에 기초해 현재 고통받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며 만든 곡, 이라는 의도에 좀 더 가깝게 오케스트라화되었다. 원곡의 기타리프가 현악기로 표현이 되었는데 원곡보다 더 몽환적이고 우주에서 외계인이 웅얼거리면 이런 느낌이려나. 역동적이면서 몽롱한거시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 같기도 한게 무겁게 날 끌어당긴다. 원곡이 종교적 구원의 느낌이라면(태지는 무교고 나도 무교인데 말하자면;;) 이건 좀 더 제 3의 세계(외계?) 의 구원이랄까. take one prologue에서부터 끌어올려지던 힘이 '뛰어 날아봐 너의 눈앞에 큰 바다가 춤출꺼야' 부분에서 확 놓아진다. 나의 내면, 현실의 무거운 나를 넘어서는 기분. 이거 길게 쓰면 논문으로 낼 만큼 좋아하는 곡이라 여기까지.
2. take two.
원곡이 워낙에 각종 기계음이 많고 기괴해서 오케스트라화는 솔직히 기대하지 못했는데 가장 놀라웠던 곡. 원곡이 삭막하게 기괴했다면 이번엔 웅장하게 기괴해 ㅠ.ㅠ 뒷쪽에 각종 악기와 밴드가 고조되는 부분이 있는데 영상과 같이 보면 눈이 빙빙 도는거시 take two를 정말 잘 살려낸 편집.
3. F.M business
take one 보러 같다가 에펨에 낚여왔다.
이거 정말 영상이랑 보면 죽음. 앞에 오케스트라 고조되는 부분부터 으스스한 섹시함이 밀려오더니 뒷쪽에 그로울링 벅벅 지를때 난 거의 죽음 임박 ㅠ.ㅠ 포스터에 나온 포즈 그대로 그로울링 하며 힘없으면서도 섹시하게 비틀거리는 오빠는 라스베가스 도박판 뺨치는 음악산업 속에서 피어난 한떨기 꽃 ㅠ.ㅠ 이때 안그래도 소송이다 뭐다 힘들었을 시기인데 온 분노를 담아 내지르는데 눈빛만으로도 사람 죽이겠어요. 아무래도 엠비씨에서 심의 짜른건 가사 때문에도 있지만 오빠가 너무 섹시해서.....도 한 몫 했을껄(이라고 내가 주장함)
아 그리고 공연 중 아마 가장 베이스가 많이 나온 곡일텐데 와우. 역시 밴드의 꽃은 베이스에여. ㅠ.ㅠ 그냥 일단 보세여 제발 ㅠ.ㅠ 베이스 라인이..크.. 미정씨 정말 고생하셨어요. 짝짝짝.
4. 인터넷 전쟁.
한줄 요약 : 그로울링 그로울링 그로울링 그로울링
이거 대형화면으로 나옴. 나 기절할 뻔.
5. 난 알아요.
이래저래 상징적이고 서태지가 발전하면서 같이 발전한 곡.
딴게 아니라 난 알아요 마지막 부분에 오케스트라가 팍 터질 때 묘한 눈으로 관객석을 쭈욱 훑던 모습이 참.. 뭐랄까. 자신이 해낸 결과물을 돌아보는 장인의 눈빛? 뭔가 소름이 돋던 모습.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자신이 해낸 이 엄청난 무대의 마지막에선.
6. Zero
유일하게 심포니 앵콜에서 했던 곡을 넣었는데,
원래가 오케스트라가 있어서 따로 편곡은 안했음. 이건 그냥 작년 고삼때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울었던 노래라서 인상 깊어서.
공연이 다 나가면 뒷부분에 음악을 작업했던 과정을 다큐형식으로 조금 보여줌. 아무래도 DVD에 수록되는 것 중 극히 일부일텐데 충분히 관객 다 낚음. 서태지는 참 신기한게 무대뿐만 아니라 그냥 일상생활에서도 반짝반짝 빛난다. 내가 빠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리고 극히 보기 힘든 일하는 차가운 도시남자인 태지 모습 ㅠ.ㅠ
일 할때는 칼 같다더니 소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듯.
아무래도 마지막날까지 몇번 더 보러 가야될 것 같다. 그냥 한번 보기엔 영상이나 음질이 너무 아까워. 공연을 보다보면 처음엔 곡 하나 음악 하나에 집중해서 보는데, 뒷부분으로 갈 수록 서태지라는 사람에 벙쪄서 보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서, 자유롭게 하고 그 분야에서 최고 자리에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참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 엔딩 크레딧에 가득히 적힌 서태지란 이름도 그렇고, 난 알아요 마지막 부분에서 알 수 없는 눈으로 관객석을 쭈욱 돌아보는 모습도 그렇고, 새삼 정말 대단하다.
같이 작업했던 톨가가 심포니 앨범에서 '그의 음악은 듣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긍정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줍니다' 라고 했는데, 정말 톨가가 완벽히 그의 음악을 이해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언어와는 상관없이 그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것이 같구나, 싶었다. 태지 음악은 절망의 끝에서도 늘 희망이 느껴진다.(take three가 대표적) 그러기에 다음 앨범도 기대가 되고, 지치지 않아. 어떤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하건 그는 늘 희망적인 음악을 하겠지. 알면 알수록 대단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다 참. 내가 아는 가장 크고 자유롭고 올바른 사람.
서태지처럼만 삶을 바라볼 수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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