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은 언제나, 언제나 중간시험과 겹쳐있었어.
정말 축하받고 싶어도 친구들 모두 시험준비 하기에 바빠서
10시에 시험 끝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늘 내가 케이크를 사서 엄마랑 자축하거나
나도 시험공부 때문에 바쁜 날은 그냥 지나가기도 했지.
그리고 우리엄마는 사실 양력으로 내 생일 챙기는 걸 싫어하셨거든ㅎㅎ
다른 친구들 보면, 부럽다기 보다는 생일은 저런 날이구나. 싶었어.
친구들 다 집에 초대해서 주인공이 되는 자리구나. 친구들이랑 놀러나가는 날이구나.
그게 신기했던 거 같아. 부럽다기 보다 그게 맞는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
그래서 축하를 받아도 왜 내가 축하받는지 잘 몰랐어!ㅋㅋ
의례적으로 생일이라는 날은, 누군가 나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말하면
나는 '고마워'라고 답하는 날.
누구나 나와 가까운 사람은 나를 축하해 주고, 선물을 주고, 나는 기뻐하는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거든.
생일 이라는.
내가 세상에 나온 날이라는 그 무게를 전혀 알지 못했던 거 같아.
그래서인지 난 늘 내가 축하받는건 그저 그랬는데,
친구 생일을 깜짝축하하는건 좋아했어.
친구를 사귀면 맨 먼저 생일 묻고, 정성스레 선물 준비하고 써프라이즈! 놀래켜주면
다들 고마워하는, 그걸 보는게 내 생일날 내가 기뻐하는 거 보다 더 행복했던 거 같아ㅋㅋ
매번 내 생일에 대해서 시큰둥했고, 그게 20번째가 되니까
나도 챙김받는게 귀찮아 진거야ㅋㅋ 내 생일 광고하는 거 부터~ 가족한테 친구한테 부담지우는것도 귀찮고~
그래서 이번에는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면서 아무 언급도 안하고 있었어.
근데, 내가 바라는대로 안되더라고!
엄마가 갑자기 은행 업무를 보더니, 니가 만 20세가 되는 날이 내일 모레니까
그 이후에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걸 가족들 앞에서 말씀하신거야ㅋㅋ
그냥 있는 날인듯 없는 날인듯 넘어가고 싶었는데...
그러니까 가족들이 뭘 갖고싶냐고 묻고, 우리 땡땡이 이제 어른되네! 이렇게 말하고.
아~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되게 귀찮았다ㅋㅋ
그래도 누구한테 선물 받는건 좋은 일이니까 ㅎㅎ^^ 이렇게 넘겼어.
그리고 오늘 밤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엄마가 장을 너무 많이 봐서, 우리가 필요하다는 거야.
그래서 가족이 다같이 내려갔는데, 엄마가
"내일 땡땡이 생일이니까. 미역국이랑 잡채 할거다! 그리고 이거!" 하면서
너무. 너무 예쁜 박스를 내밀면서
"이건 니가 들고 갈 거! 니 내일 케이크!" 이러시는데
아....나 눈물날 뻔 했어..
그제서야 실감이 나는거야. 내일이 어떤 날인지.
나라는 사람이 말도 안되는 확률로 우리 엄마, 우리 아빠 딸로 태어난 날.
20년을 숨만 쉬고 산 것이 아니라 대학도 가고, 친구도 사귀며 산 것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나온 날이. 내일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너무. 다들 너무 고마웠어.
평소에 연락 안하다가 오늘 땡땡이 생일 축하해! 해주시는 분들도
내가 세상에 나온 걸 축하하는 거니까, 내 존재 덕분에 행복했던 날들도 있었다는 거잖아?
이젠 진심으로 인사 하나하나를 감사하게 받을거야.
또 내가 받은 축하만큼.
네가 세상에 나온 것이 얼마나 축하할 일인지 꼭 보여 줄거고ㅎㅎ
sns에 생일축하 받은 걸 올리는 건, 내가 얼마나 멋진 인맥을 갖고 있는지 자랑하는 의도가 아니야.
내 생일을 축하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이렇게나 멋진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올리는 거지.
그치만 나는 올릴지 올리지 않을지 잘 모르겠네 에헿ㅎ 아직 쑥스러워섷ㅎ
그래서 우리집인 위태에 이렇게 자랑하고 있어ㅋㅋ 멋진 우리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을!
그리고 뷉들도 꼭 생일날 티 내주면 좋겠어. 뷉들 존재로 행복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니까!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팬덤인 퐐로들 덕분에 이런거 허물없이 자랑도 하네ㅎㅎ
늘 고마워 뷉들. 우리 10집 전투 때 꼭.꼭 만나쟈.
만원만 하면 꼭 어쩌자고 해줭!!♥
오늘은 자기 전에 오빠 크말 라이브를 보고 자야겠다:) |
|
함께해요
오늘의 최고 추천 게시물
오늘의 최고 조회 게시물
너무 행복해. 곧 있으면 생일이네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