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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나랑 같이 1집 LP 들어볼래?

게재일 : 2015.09.13 (Sun) 12:43:12 PM

작성자 : 키키키

No. 3635 추천수 : 8 조회수 : 175

우리집엔 나보다 나이 많은 전축님이 계셔.
아빠가 1980년 즈음에 사셨다고 해.

나 어릴 때까지만 해도 이 전축으로 카세트도 듣고 레코드도 듣곤 했는데
잔고장들도 나고, 나는 내 전용 CD 컴포넌트가 생기고,
그러다보니 아무도 찾지 않게 되었어, 아주 오랫동안.
그래도 우리 아빠가 당신 물건들에 엄청 애착가지는 스타일이라서
이사 다닐 때마다 엄마 잔소리를 뒤로 하고 절대! 버리지 않으시더라고 ㅎㅎ

이번 여름에 본가에 갔더니 전축을 손 보시고 백만년 된 레코드랑 CD랑 카세트를 들으시더라고.
나도 문득 서태지와아이들 1집 레코드가 생각난 거야*_*
내 전전남친(..)이 서프라이즈 선물로 구해다준 레코드,
비닐도 안 뜯고 소장에 의의를 두고 보관중이던 레코드*_*

조심조심 비닐을 벗겨보았다 키키키

판 꺼냄!

태지보이스를 확대해보면

어.. 어째 사십사살 태지가 더 어려보이는 거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ㅋ
양군은 앳돼 보이는데 태지오빠랑 주노오빠는 시간 역행하시는 느낌=_=

이건 뒷면

음.. 키가 양군>태지>주노인 걸로 알고 있는데..ㅋㅋ

뒷면도 확대해보면

우왕ㅋㅋ 태지오빠 안 같애 ㅋㅋㅋㅋ

요즘 같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앨범 커버 ㅋㅋㅋ
그러고보니 Take 2 공연에서 양군 담배피우는 거 흉내내던 태지오빠가 생각나는구만*_*

속지도 있어!

앜ㅋㅋㅋㅋㅋ 이거 보니까 난알아요가 23년 전 나온 노래라는 게 갑자기 확 실감나네 ㅋㅋㅋㅋ
태지오빠 머리 어쩔ㅋㅋㅋ 주노오빠 포즈 뭔데ㅋㅋㅋㅋ 양군 표정 왜 이래ㅋㅋㅋㅋ
사진작가 도대체 누구야ㅋㅋㅋㅋ 설마 삼각대 두고 셀프로 찍은 건가ㅋㅋㅋㅋㅋ

태지오빠 확대해보면

아니 너무 귀엽긴 한데 머리...ㅋㅋ.... 옵빠.....

갓_제대한_92년_복학생.st

이 와중에 저 보라색 목걸이 되게 튄다? ㅋ

참을_수_없는_미소

어라 저 목걸이 주노오빠도 하셨네? 뭐지 ㅋㅋㅋ 셋이 우정목걸이 맞춘 건가 ㅋㅋㅋ

태지오빠만 한 컷 더 넣어줬어, 구석탱이에 ㅋㅋ

으아아 귀여워>_<

이건 속지!

이렇게 각 가사들을 적어놨네.

근데 <서태지를 읽으면 문화가 보인다> 책에서 분명히 강명석님이 1집 레코드 판에서
'작고 여린 태지' 문구로 이미지 메이킹 시작했다고 분석했었는데
왜때문에 내 판에는 아무리 뒤져봐도 그 문구가 안 보이는가??
나 설마 이거 짝퉁 받은 거니-_-;;
저 밑에 내가 올린 싸인 포스터도 짝퉁 싸인 굉장히 의심받고 있는데ㅠ_ㅠ

험험.
마음을 가다듬고 판에 바늘을 올려보아요*_*!

행여나 소리 안 나오는 불량판이면 어쩌나 조마조마 했는데
우와아아아아 정상판이야*_*!!!!

우리집 거실에 이렇게 Yo! Taiji!가 울려퍼집니다*_* ㅋㅋㅋ
서태지와아이들 1집을 들으며 소파에서 독서중인 아빠를 보니
또 만감이 교차했어.
어릴 땐 그렇~~게 내가 '연예인' 좋아하는 거 못마땅해하고 싫어하셔서
맨날 방구석에 숨어서 음악 듣고 사진보고 그랬지,
태지들 음악을 부모님과 같이 듣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팬질도 오래 하니까 부모에게 인정받더라고? ㅋㅋㅋ

서태지 공연 보러 간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심지어 공연 티켓도 대리수령해서 택배로 보내주시고
카톡으로 "아빠도 서태지 기사에 좋아요 좀 누르고 그래죠" 소리도 하고
우리 아빠, 심지어 친척들 모인 자리에서 "그래도 한국 가요계에서 서태지는 인정해줘야지" 하신 적도 있다는ㅋㅋ

레코드로 오빠 노래 처음 들어봐.
와... 소리가 진짜 부드럽고 따뜻해*_*
CD만큼 소리의 해상도가 높진 않은데 너무너무 따뜻한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소리에 포근하게 폭 안기는 기분이야.
나도 나중에 내 집을 가지게 되면 전축을 꼭 두고 싶다*_*

A면이 끝나고 뒤집어서 B면도 듣고
Missing까지 흘러나오니 제자리로 돌아가는 바늘.
아빠한테 "한번 더 들을까*_*?" 했더니
손사래를 치시며 "한번 들었으면 됐지, 이제 나 책읽게 클래식 들어야겠다" 하시네 ㅋㅋ

히히 나랑 같이 서태지와아이들 1집 LP 들어줘서 고마워, 뷉들.
사랑합니다 (하트)
다들 평온한 일요일 오후를 보내기를-

31db5ce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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