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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6집리레코딩리뷰

게재일 : 2009.05.20 (Wed) 04:34:07 PM

작성자 : ㅇ

No. 526326 추천수 : 2 조회수 : 261

★★★★ : 난 제대로 된 음반 리뷰를 보고 싶다.

ID : scneo , 2003-02-24

타이틀이 Seotaiji 6th Album Re-Recording And ETPFEST Live다.

웬만한 사람이라면 음반명만 보고도 이 음반의 방향쯤은 충분히 짐작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새로움이라니 창작력이라니 리믹스라니 상업성이라니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자아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음반을 파헤쳐보자.

크게 6th Album Re-Recording 곡들과 02 ETPFEST Seotaiji Band Live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6th Album Re-Recording 부터 얘기해보자. 6집과 곡 배치가 달라져있다. 브릿지곡들이 죄다 없어져서이기도 하지만 오렌지가 인트로곡 역할을 하고 탱크가 너에게 앞에 위치한 걸로 봐서 6집과 다른 구성을 하고 싶어한 게 아닌가 한다.

앨범 전체적으로 중저음을 줄이고 고음을 강조하고 있다. 기타가 주도하던 6집과 달리 드럼이 부분적이지만 전면적으로 나서게 됐다. 사운드의 풍성함과 응집력을 버리고 내달리는 직선적이고 뻗어나가는 구성이다.

악기의 소릴 부각시키기위한 사운드톤 작업을 했다. 드럼사운드 때문에 그런 톤을 잡았는지 아님 그런 톤에 맞는 드럼사운드를 뽑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드럼의 비중이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6집에 씌인 드럼은 드러머가 친 드럼을 서태지가 일일이 샘플링 해서 프로그램으로 짰다. 일일이 샘플링을 했기 때문에 컴퓨터 특유의 건조함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서태지는 다른 사운드를 원한 모양이다.

6집에 씌인 드럼이 박자정도만 보조하는 드럼 (특히나 탱크)이었다면, 이번 음반에 씌인 드럼은 곡의 리듬과 박 자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부분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드럼이다. 원래 복잡한 리듬과 구성을 띄인 서태지의 곡을 그런 드럼이 더욱 부각시켜주고 단순화된 곡 구성을 채워주고 있다. 소리가 탁탁 튄다는 느낌을 받는데 아마 크래쉬 심벌과 라이드 심벌, 하이햇 소리를 또렷하게 잡아서 그런 것 같다. 서태지의 보컬도 중성적이고 기계음이 강한 보컬이 아니고 생음에 남성적인 보컬이다.

6집은 샘플링 효과음에 비중을 많이 할애했다. 그래서 효과음이 기타에 묻히거나 하는 일이 적었고 효과음이 나오는 순간엔 다른 소리들을 빼서 청자들이 최대한 그 효과음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는 한번씩 쉬어가면서 다음 진행부에 (대개는 반전) 폭발력을 최대화 하려는 의도로 포인트를 하나 만듦으로써 쉽게 대중이 따라올 수 있도록 고려한 명확한 구성이다. 그덕인지 곡들은 스스로 응집력을 만들어냈고 유기적이고 정교한 구성을 띄었다. 이는 6집이 대중성에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서태지는 좀 더 매니악한 곡을 의도했다.

대경성과 Feel the soul을 비교해보면 특히 그런데,

6집의 대경성은 곡 도입부에 왼쪽편 성인 남자가 기침을 하고 오른쪽에서 아줌마로 추정되는 사람이 비닐봉지를 들고 왼쪽으로 걸어가고 오토바이가 오른쪽에서 왼편 사선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Feel the soul은 그저 차도에 차 몇 대 지나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도입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뒤에 나올 헤비한 리프에 충분히 적응할 구성을 만들었지만(경성을 이미지화 하면서)

Feel the soul은 도입부에 무슨 흔드는 악기 하나가 바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경성에 "우린 서로의 코앞에" 바로 앞부분부터 나오는 효과음 하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풍성함을 주고 그 소리에 집중하게 만듦으로써 다음에 나올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지만 Feel the soul에선 효과음은 위치를 바꾸지 않고 곡 도입부와 마찬가지로 곡 자체에 집중하게끔 한다. 쭉 뻗어나가는 느낌을 받는데 앨범 전체에서 이런 편곡을 사용하고 있다.

힙합의 그루브함 스크래칭, 폭발하는 반전, 착착 감기는 라임, 쌓이고 빠지고 하는 특유의 서태지 곡 구성을 보이는 오렌지가 인트로곡이 됐다.
그 뒤로 드럼의 심벌이 부각된 덕에 펑키함이 배가 된 인터넷전쟁이 나온다.

무척 공격적이 된 울트라매니아는 전의 그 만만한 것 같던 울트라매니아가 아니다.

노랫말이 시작되는 "We are the youth" 이 부분은 대중을 고려해 사운드가 비어있었지만 이 음반에 울트라매니아는 여백이 크지 않다. 그루브함을 부여하면서 힙합적인 감각을 부여했던 스크래칭도 더없이 날카로워지면서 직선적임 힘을 더하고 있다. 멜로디 같던 기타 리프를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사운드들을 단순화 시켰었지만 이번 버전은 드럼이 어놓는 리듬이 장난이 아니다. 보컬톤도 그에 질세라 힘이 다르다. "울트라 같은 펀치" 다음에 "펀치펀치펀치..." 하는 코러스가 점점 소리가 커지면서 퍼져나간다. 6집에 울트라매니아는 "울트라 같은 펀치" 다음에 "원미원미원미..." 하면서 코러스가 흩어져나갔다. 이는 이 음반의 울트라매니아를 더욱 공격적으로 만드는 요인인 동시에 포인트며 에너지를 만드는 부분이다. "조만간 넌 꼭.." 다음에 나오는 인도 타악기 소리는 찔끔 나오다 프로그래밍 리듬 사운드가 반전을 위한 폭풍전야의 고요함을 이끌어가고 있다. 6집에선 이 인도악기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던 부분이었고 이부분이 곡의 포인트 역할을 했다. 프로그래밍 사운드는 다리역할만 할 뿐이었지만 이번 곡에선 뒤집어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다 (그 이유 때문인지 인도 타악기 소리가 왼쪽에서 났는데 오른쪽에서 난다). 곡의 포인트가 바뀐 것이다. 6집의 울트라매니아는 서태지가 컴백하면서 대중을 많이 고려한 곡이었다. 그래서 기타 리프로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쉬어가는 확실한 부분을 만듦으로써 대중이 따라오기 쉽게 곡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 음반은 대중성 같은 건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곡의 전체 균형을 새로잡으면서 포인트가 이동된 것이다. 다른 사운드톤과 강조된 드럼소리. 그리고 포인트의 이동으로 다른 곡인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지의 감흥을 주던 답답한 이펙터소릴 줄이고 깨끗해진 와와페달에 의한 기타사운드를 보다 명확하게 잡음으로써 그루브감을 더하고 음울함을 걷어내고 전주부분의 효과음이 커지면서 헤비함을 더한 ㄱ나니. 강조된 드럼덕에 풍성한 리듬을 맛볼 수 있다.

6집에선 3분간의 묵음을 둚으로써 여흥을 남겼지만 스트레이트한 음반의 구성의 이 음반에선 노이즈음이 페이드 아웃되면서 바로 탱크와 이어진다. 효과음이 커지고 기타가 헤비함을 갖게 되어선지 탱크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더 헤비해진 기타덕에 묵직함을 더한 탱크는 곡의 의도를 보다 명확하게 나타내고 6집에선 있는 듯 없는 듯 드러나지 않던 드럼이 부각되면서 단조로움을 피하고 긴장감을 집어넣었다.

폭발력이 왠지 모자른 것 같던 너에게는 사비(후렴)부분을 반복시키면서 힘을 실었다. 인터넷 전쟁과 마찬가지로 펑키 특유의 시원함을 더하는 편곡을 했다. 역시 드럼이 빛을 발한다.

컴백홈은 그루브감을 상당수 유지하면서 헤비함을 불어넣었는데 상당히 잘 된 리메이크라 할 수 있다. 새로 녹음한 곡인 것 같은데 관객의 함성을 넣어서 라이브버전인 느낌을 준다. 컴백홈을 부르짖는(그로울링) 서태지에게서 그간 보컬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힘에 부친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브릿지곡 없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곡을 이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 지금 생각하면, 6집의 브릿지 곡들은 곡들을 이어주는 다리역할보다는 한번 쉬어가면서 음악적 색깔을 대중에게 보다 쉽게 나타내기 위한 의도였던 것 같다.

레고를 보면 특히 그런데 하나의 반복된 기타음이 깔린 상태에서 드럼연주와 리듬이 더해지고 효과음이 더해지고 기타리프가 더해진다. 그리고 기타음이 빠지고 리듬이 빠지고 드럼이 빠지는 자연스러운 진행을 보여주면서 그 장난감 레고를 완전히 형상화해냈다. 아이템에 이어 다시 한번 이런 연주곡을 넣는 다는 것은 자신의 곡 구성을 강조하고 대중이 더 쉽게 알게 하고자 함이 아니었나 한다 (아마 표절은 이후에 차츰 약해져가는 힙합의 균형을 위해서 넣은 게 아니었을까..).

ETPFEST Seotaiji Band Live

대경성과 울트라매니아, 환상속의 그대가 인더스트리얼 풍으로 편곡됐다. 02 ETPFEST에서 처음 선보인 곡들이다.

대경성과 환상속의 그대는 인더스트리얼 특유의 거침없이 맹렬히 내달리는 비트의 진행을 보여준다. 울트라매니아는 6집 버전에 가깝다.

ㄱ나니는 보컬이 이끌어나가는 곡이라 아무래도 보컬에 집중하게 되는데 라이브에서 아주 안정된 보컬을 보여주고 있다.

넬이 리메이크한 널 지우려해는 서정적인 앞부분과 반전하면서 폭발하는 후반부가 인상적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초기를 생각나게 하는 미성(하이톤)의 서태지 보컬 역시 녹슬지 않았다. 저런 목소리를 가지고 헤비한 곡들을 무리없이 소화한다. 정말 노력 많이 했다.

시대유감은 관객과 서태지가 하나된 모습을 보인다.

난알아요 를 듣고 느낀 거지만 역시 서태지는 곡 해석력이 탁월하다. 그 촌스런 댄스곡이 이렇게 멋지게 환골탈퇴할줄이야. 멋지게 리메이크했다. 대경성 다음에 나왔던 인터넷전쟁과 슬픈아픔 등이 빠져있는 걸로 봐서 태지의 화 때와는 다른 곡들을 선곡한 듯 싶다. 톤 조절을 다시해서인지 태지의 화와는 다른 음색을 보여준다. 저음이 대폭 줄어 전에 그 답답하던 느낌이 없다. 주 목할 것은 라이브에서 스튜디오에 버금가는 사운드를 뽑아냈다는 것이다.

리믹스는 자르고 붙이고 섞고 반복시키는 과정만 다시 하면 되기 때문에 다시 녹음을 하는 리레코딩보다 싸게 먹힐 수도 있다.

더욱이 서태지는 기타톤부터 다시 잡았고 드러머 오디션을 보고 또 음반작업에 드러머를 두명이나 (헤프와 저쉬 프리즈) 썼기 때문에 정말 보통 정성 가지고는 안 되는 일이다. 이는 드럼사운드 강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이번 음반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리고 설마설마했는데 싱글 Feel the soul의 곡들도 새로 작업했다.

몇 번에 걸쳐 들어봤는데 마스터볼륨이 틀리고 믹싱이 틀리고 무엇보다 드럼이 틀렸다. 리레코딩곡들은 외국에 발표할 곡을 한국에 먼저 소개하는 차원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수준이 높다는 말이고 심심해서 만든 곡들이 아니란 것이다. 싱글 Feel the soul과 비교해봤는데 전에 만들어놨던 곡들이 아니라 이번에 새로 작업한것이다. 리레코딩이라고 우습게 보지 말도록.

전체적인 감상 소감은 분명 세상에 내놓을만한 가치가 있는 음반이란 거다.

믹싱이나 사운드톤도 너무 훌륭하고. 기존에 선보였던 곡들이지만 분명 다른 곡들이다. 프로듀서로써의 서태지에 대한 얘기가 별로 없는데 이질적일 수 있는 6th Album Re-Recording 부분과 ETPFSET Live 부분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섞이고 있다는 것은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곡들간의 흐름역시 물흐르듯이 자연스럽다. 거물급 프로듀서들이 참여했음에도 무리없이 융화되고 있다.

서태지는 주도권을 쥐고 있고 그 거물들을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도 알고 있는 듯 하다.

라이브버전의 대경성이 범상치 않다 싶었는데 편곡에 프랙탈과 김석정이 참여했다. 난 알아요는 편곡에 탑이 참여했다. 그의 기용력에 박수를 보낸다.

앨범의 전체적인 색은 블랙 앤 화이트로 정리할 수 있는데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앨범 아트웩을 보면 무거운 쇳덩이가 달린 족쇄가 끊어져있다.

서태지는 자유롭고 싶은 모양이다.

앞으로도 자신이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았음 좋겠다. 리믹스음반을 내던 캐롤음반을 내던 테크노음반을 내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어라.

여담이지만 일러스트에 사진이 거꾸로 된건 저번때 발표한 싱글 Feel the soul과 관계있는 것 같다.

선글라스에 무언가가 비취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이건 앨범 전체적인 비중 (6th Album Re-Recording과 02 ETPFEST Seotaiji Band Live)에 관한 은유이기도 한 것 같다. 앨범 속지랑 뒷표지에 쓰인 투명필름은 역시 태지의 화와 관계있는 것 같다. 앨범 앞표지를 보면 ETPFEST가 더 강조되어있다. 그쪽에 무게를 싣고 싶었던걸까?

덧붙이는 말:

정당하게 번 돈을 가지고 왜들 그렇게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 음악하는 내친구가 말하길 음악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당장 오늘 먹을 밥도 해결 못하고 내일 굶어죽을 판에 음악은 무슨 놈의 음악이겠는가. 음반은 뭐 땅파서 만드나? 돈이 있어야 프로젝트 활동도 해보고 좋은 사운드도 뽑고 그런다. 마이클잭슨이 돈이 없음 어뜩게 그런 사운드들을 뽑나. 그리고 이런 음반 가지고 돈 별로 벌지도 못한다. 이미 들어간 돈만 4억인데 벌어봤자 얼마나 벌겠는가. 더 이상 돈 얘기 고마하고 음악 얘기 좀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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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하드 어딘가에...

근데 김석정...은 어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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