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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서태지란 사람. (별건 없는데 스압;;)

게재일 : 2008.12.13 (Sat) 02:42:34 AM

작성자 : 태지분석가

No. 272111 추천수 : 21 조회수 : 959

아무리 전공이 그렇다 해도..
역시 직접 대화를 10분이라도 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안다는 건 한계가 너무 많다는 것을
다시한번 무릎을 세우고 느껴보는 시간이었음.

물론 오늘도 쫄핑을 입고 있어도(스탭 지못미ㅋㅋ) 스탭이 그렇게 많았고,
카메라 껐을때가 더 자연스러웠던 거 보면 100%는 아니었지만.
75%쯤은 그래도 본연의 모습 같았달까?

속으로 ‘우아.. 오빠가 저런 면이 있구나’ 란 말.. 굉장히 많이 되뇌인거 같아.
오퐈님이 평소 긴장을 촘 하는 편이다 보니 우리조차 그런 모습 보기가 힘들었자나

우리가 생각했던거랑 완전 딴사람은 아니면서도
뭔가.. 현실감이 ㄷㄷㄷ

그런면에서 정말 격하게 소중한 프로다. ㅠ.ㅠ

음.. 그래서 오늘은 이 현실감에 촘 기대서
오퐈님이란 “사람”에 대해서 끄나풀이라도 잡은 느낌을 나눠보면..

오퐈님은,
“감정” 쪽은 민감한 사람이 아니구나. 란거 하나.
없다는게 아닌거임~
나쁜말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타고 난 것 같아.
그대신 다른 쪽이 고도로 ㄷㄷㄷ하게 발달되어 있고.

감정쪽이 민감하지 않으니까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고
그렇다 보니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듯이 느껴지는 거야.

난 사실, 오퐈가 세상사람 같지 않다는 말, 엘프같단말.. 그냥 찬양용으로만 생각했는데.
그런데 정말 좀 남다르구나.

오퐈님의 음악에는 무슨 끈적이거나 센티멘탈하거나 이런 느낌이 없잖아.
청명하지.
그러면서도 굉장히 잘 조직된 발명품 같고.

오퐈님이 로보트나.. 외계의 이미지를 많이 쓰는 것도.
스스로 뭔가 나는 남들과 좀 다르네. 란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정말 우울하다는 게 뭐지?’ 이런 느낌.

오퐈님이 가사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던 것도. 정말 말씀 그대로인 것 같아.
(오퐈는 대부분 사실대로 늘 말하는 듯. 프로모션 아니면)

난 4집 이후에는 가사에 “자기 얘기”가 많이 담겨있다고 느껴졌고.
ㄱ 나니 같은 경우엔… 사실, 오빠가 벼랑이라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 때가 있었나보다. 했거든.
오퐈님의 속을 들여다 볼수있는 게 가사밖에 없다는 생각에 촘 마니 집착을 했는데..
삽질이었다는 생각이.. ㄱ-

물론, 가사가 오퐈의 관심이나 생각을 담는거긴 한데…

오빠는 가사에 특정 “의미”를 둔다기 보다 “이미지”로 만드시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오늘의 헤피엔드..의 그 가사.

자기는 힘들어서 울고 있는데.
그 눈물마저 그 아래에서 다 받아먹고 싶어하는. 허튼 욕망에 가득찬,
태지라면 뭐든지 소유하고 싶어하는 스토커.

정말 시각적으로 확 다가오는 이미지지.

오빠는 스토커가 문제라고 생각해서 쓴 것이긴 한데
근데 그렇게 스토커 때문에 감정적으로 “괴로워 죽겠”다는 뜻으로 쓴건 아닌거 같아.
내가 겪고 있는 일을 “무섭고도 아름다운 이미지”로 만드는 걸 좋아하시는 듯.

그러니까 ㄱ나니도 그렇게 의미를 둘게 아니라
어떤 ‘이미지’를 만드신거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음.

.
.

오늘 휴먼 드림 뮤비 보니까.

태지랑 로봇아이랑 스쳐갈 때.
태지도 로봇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근데 그게… 굉장히 슬프고 아름답더라고…

오빠는…
우울한걸 잘 모른다는데.
근데 그걸 알면 어떻게 될까?

라는 이런 느낌이,
굉장히 이 사람을 순수하면서도 유리같이 보이게 만드는 것 같아.

그래서 주변사람들이, 종서옹이나 마왕이나 양군이나 태지를 애지중지 하게 되는 것 같고
(오늘 마왕도 사실 형식이 질문이지. “상업” 같은건 아예 작정하고 나왔더만. 자기가 변호인임? ㅋ)

그런데 남들은 그런 느낌에 ㄷㄷ 하는데.
막상 본인은 전혀 약하지가 않지. ㅎ

"정현철이든.. 서태지든. 다 난데. 왜 그래?"

그러니까, 그런 모습을 보면 더 멋있어 지는거야. 순수한데 강하잖아.

그래서 그분에게 더 빠져들게 되는 경로를 거치게 된 사람들.. ㅎㅎ

덜 민감하다는건,
처음부터 발달이 안됐다기보다는 잘 견딘다는 뜻이기도 하거든.

그래서 오빠가 그 많은 일들을 견뎌내고,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쫌.. 안심이 되기도 했어. 앞으로 왠만한 일이 있어도, 괜찮을 것만 같은.

뭐,
다음주에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오퐈님 말씀대로 오늘 그래도 “막 말해서 그런지 사람같아 보이는”
오퐈님이란 사람의 정체가 실감이 나는 시간이었어.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더 떨리더라. ㅎㅎ. 어쩔꺼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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