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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지니님이 버뮤다 소감 써주셨어..(저번에 모아이 평해주신분)

게재일 : 2008.10.25 (Sat) 02:52:40 AM

작성자 : ...

No. 205357 추천수 : 7 조회수 : 760

*초반부는 아무로님과 어린광대님에게 덧글 단 것을 재활용;

좋았어요.+_+ 오늘 하루종일 듣고 있는데 계속 반복청취하게 되네요. 따라부르게 되고. 특별히 분석하기 보다는 그냥 즐기면 되는 노래인 거 같아요.(배부른 돼지를 즐기는 타이밍이랄까요>.<) 피아노랑 기타랑 전자음이랑 하나하나가 전부 각각 훅을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팝스러움이 특히 좋았고 무엇보다 보컬의 멜로디가 먹고 들어가서+_+ 모아이와 비교하면 혁신성은 좀 떨어지지만 버뮤다도 정말 잘빠진 노래라고 생각해요.^ ^

토이트로닉이 첨가된 것을 보면 휴먼드림하고 비교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휴먼드림이 일렉트로닉 색깔이 강했다면 버뮤다는 록이 중심이라 토이트로닉은 첨가 정도로 그치는 거 같구요. 오히려 7집의 라이브와이어랑 연장선상에 있는 곡 같은 느낌이에요. (중간에 쿨럭 하면서 기타소리랑 후렴부가 터져나오는 타이밍도 비슷하구요.) 라봐여때는 드릴 앤 베이스가 첨가되었었다면 버뮤다는 토이트로닉이 첨가된 것이 차이랄까요. 그래서 크게 보면 이번곡은 7집 감성코어의 연장선상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을 거 같아요.

나중에 제대로 리뷰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번 버뮤다는 그냥 편하게 즐기면 되는 곡 같아서 특별히 더 할말은 없을 거 같기도 해요;

좀 더 글을 덧붙여서 리뷰를 포스팅해봤어요. 저도 후반부의 그 신디 소리는 정말 인상적이었어요+_+ (중간중간 가끔 나오는 하이톤의 기타는 라르크나 유투같은 느낌도 살짝 들었구요.) 그 두가지 양념들은 다른 곡들과 차별화되는 버뮤다만의 매력을 만들어주는 멋진 디테일

들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사운드만 가지고 얘기한 것이고 가사는 사실 내 전문이 아니라 내 분석능력을 넘어선 곳에 있기 때문에; 버뮤다라는 곡 전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본질, 내용, 곡에 대한 전반적인 핵심을 설명하는 것은 다른 분들이 더 잘 해주실 거라고 믿는다.+_+

나는 그냥 노래만 놓고 봤을때 가사는 잘 들리지 않았고;;(웃음) 그런데도 흥얼흥얼 따라부르게 되는 엄청난 중독성이 인상깊었다.

소스의 차원에서 서태지가 조합을 약간씩 변형시키면서 운용하는 느낌이 들었다. 드릴 앤 베이스, 토이트로닉, 글리치 idm.

이것이 이번 8집의 3대 소스라고 한다면, 일렉트로닉과 록 중심 이렇게 양대 기반을 놓고 번갈아 가며 소스들을 적용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들면 모아이는 일렉트로닉(드릴 앤 베이스) 기반 + 록이고

휴먼드림은 일렉트로닉(토이트로닉=오락실 8비트 idm) 기반 + 록,

틱탁은 록 기반 + 글리치 idm 첨가

그리고 이번에 나온 버뮤다 트라이앵글은 록 기반 + 토이트로닉 첨가

이렇게 번갈아서 적용하는 것을 토대로 다음 싱글을 예측해보자면,

일렉트로닉 기반에 글리치 idm(틱탁 밑바닥에 깔려 있는 전자음 소리들)이나

록 기반에 드릴 앤 베이스 첨가(이건 라이브 와이어에서 이미 나왔지만;)

뭐 이 정도가 더 나올 거라고 예측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일렉 기반에 글리치 idm 이게 정말 기대된다.

조만간 서태지 표 글리치 팝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_+ 거기에 록까지 융합한다면 모아이를 넘어서는

괴물 싱글이 등장할 수 있을지도.(ㅎㄷㄷ;)

작품의 완성도나 혁신성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록 기반보다는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하고 록을 거기에 화학적으로 접목, 융합시키는

것이 (모아이가 대표적) 작품성이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더 새롭고 또 어렵기도 하고. 실제로 록을 기반으로 한

곡들은 대체로 일렉트로닉이 화학적 융합이 된다기 보다는 첨가 정도에 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아이가 일렉 기반의 융합을 보여준다면 버뮤다는 록 기반의 일렉 첨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을듯. 둘 다 좋고

장단점이 있다. 록 기반의 곡들은 일단 록킹하기 때문에 좀 더 대중성이 있고 쉽고 편하게 시원하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혁신성은 좀 떨어진다. 반면에 일렉 기반의 곡들은 처음 들으면 곡이 완벽하게 다 들리지 않을 정도로 생경하고 낯선 느낌이 든다.

(물론 기본적으로 멜로디는 좋아서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보긴 힘들지만 말이다.) 대신 그만큼 새롭고 혁신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록 안에서 록 바깥의 재료를 이용해서 록을 넘어서는 운동'이 포스트록의 개념적 정의인데 모아이는 포스트록이라고 넓은 의미에서

개념적으로 말하면 못할 것도 없다. 반면에 버뮤다 정도의 일렉이 첨가된 노래는 포스트록까진 아니고 다른 그룹들에게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모아이가 완전히 기존에 없던 새로움을 가진 혁신적인 곡이었다면 버뮤다는 익숙한 느낌의

(7집의 라봐여 때문에 더욱 익숙한 스타일)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좀 더 대중성을 가진 팝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버뮤다에서의 토이트로닉은 일렉 기반이었던 휴먼드림에서처럼 야심적으로 쓰이는게 아니라 곡의 훅을 만들어내는 귀여움, 깜찍한

느낌을 주는 양념 정도로 뿌려지고 있다. (마리오가 자라나는 소리라든지 중간중간에 재치있게 삽입된 귀여운 효과음들과 목소리)

하지만 굳이 버뮤다와 모아이를 비교해서 버뮤다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거 같다. 버뮤다는 버뮤다대로 장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충분히 좋은 곡이니까. 특히 서태지의 록적인 면모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모아이보다 버뮤다가 좀 더 스트레이트하게 취향의 정곡을

찔러줄 거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아이가 로고스(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라면 버뮤다는 파토스(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다.

(어느새 나는 파토스를 만들고..) 7집이 감성코어라 파토스쪽에 치중되어 있다면 8집은 로고스 쪽에

치중된 (마치 take 앨범처럼) 좀 더 개념적인 음악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8집에서는 로고스적인 노래들과

파토스적인 노래들이 각각 반 정도의 비율을 이루며 분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글 중반에

기반과 소스 간의 확률적인 경우의 수를 따지는 수학적 공식들이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만큼 8집이 로고스적으로 치밀하게 개념적으로 짜여진 음악이기 때문이다. 디테일적인 면을 과감히

제외하고 뼈대 구조만 본다면 2개의 토대와 3개의 소스의 서로 다른 조합들로 각각의 곡들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들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처음부터 개념적으로 토대와 소스의 조합을 미리 실험하고 고려해서 만든 음악일 거라고 믿는다.

8집의 전반적인 컨셉은 사운드-쾌적함을 어떻게 뽑아낼 것인가에 대한 실험이다. 이것은 기존의 멜로디 혹은 댄서블로 양분되는

대중성을 넘어서 곡 전체를 통한 텍스쳐의 총체적인 대중성, 즉 내가 사운드-쾌적함이라고 부른 것을 뽑아내기 위한 실험인 것이다.

모아이와 버뮤다는 각각의 노래에 담긴 레시피 혹은 공식은 다르지만 사운드-쾌적함에 대한 실험이라는 커다란 컨셉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가사적 측면에서는 별도의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사운드만 놓고 보자면 2개의 토대와 3개의 소스들의 조합 실험은

역설적으로 좀 더 높은 차원의 대중성인 사운드-쾌적함을 뽑아내는 마법의 공식들이라고 볼 수 있다. 멜로디와 리듬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음들이 전부 훅이 되고 카타르시스가 되고 오르가즘이 되는 음악. 진정한 의미의 꿈의 팝송. 21세기 팝송은 멜로디의 극단적

강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모든 음들의 클라이막스화를 통해서 달성되었고 서태지는 이번 8집을 통해 꿈의 팝송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출처] 서태지 - 버뮤다 트라이앵글 리뷰.|작성자 지니

http://blog.naver.com/afx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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