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이걸 글로 표현해야겠다는 욕망에
다른 게 손에 안 잡힐 때가 있어서...................
가사도, 장르도, 뭐 이런거는 이전에 많이 얘기된거고,
잘 알지도 못하고 하니까...이건 내려놓고..
오늘은 태지가 음을 쌓는 방식에 대해서 얘길 해보고 파서...
태지의 음악을 듣다보면 누군가는
음이, 사운드가 빽빽하게 가득찬 느낌이라는 얘기도 많이 하고,
강명석씨는 초단위로 계산해서 만든음악 같다고,
4년내내 음악을 만들었다해도 믿겠단 얘기도 했고
또 누구는 도자기를 만들듯이 진정 장인정신으로
초벌구이하고, 애벌구이하고, 또 굽고 또 구워서..
유약을 바르고, 거기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거쳐서
작곡을 하는거 같다고 말도 했고..
............................
내가 하려는 얘기도 이 얘기들의 연장선 쯤 일거 같아..
태지가 만드는 것 좋아하는 건 다 알꺼고,
뭐 RC만드는 거나 음악하는 것도 다 만드는 거라고 얘기했듯이..
작곡을 영감에 의존하거나 예술적 감각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작곡의 개념과는
음악작업의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느낌이야..
물론 기본라인을 잡아낼때는 영감과 예술적 감각이 없을 수가 없고
그런 면에서도 태지는 독보적인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보컬보다는 연주쪽에 중점을 두고 많이 듣는데,
이전 음악들도 그랬지만,
이번 8집은 특히 더 진짜 나노바이트(?)로 분절되어 있다고 할만큼
자잘하게 잘린 음의 조각들이 느껴지거든..
태지의 꽉 들어찬 사운드에 귀가 지친다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태지의 음악을 듣다 다른 음악을 들으면,
뭔가 허전하고 공허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
태지의 음악은 잘 짜여진 퍼즐같아..........
남들이 1000피스를 채울 공간에 10000피스, 10만 피스의 퍼즐을 채워넣은 퍼즐을 보는것 같아..
그래서 멀리서 보면,
그냥 하나의 그림이고,
한조각의 사진같지만,
가까이 들여다 보면, 훨씬 촘촘하게 매꿔진 느낌?
퍼즐 해본 사람은 그 피스가 조금씩 늘어날때마다 몇십배가 되는
그 고생스러움도 알꺼야...
태지의 음악은 건축물을 보는 것 같기도 해..
토대를 다듬고, 뼈대를 세우고, 기둥을 세우고,
살을 붙이고, 시멘트를 바르고,
물이 통하고, 전선들을 깔고.. 사이에 단열제를 넣고,
또 그 위에 도배를 하고...............
나는 건축의 과정은 잘 모르지만,
빈틈없이 계산되어야 하고,
그 중 하나의 과정이 잘못되면 무너지게 되는
그런 건축과도 같은 방식으로
그렇게 짜여진 음악같아....
그리고 동시에 큰 감동을 주는게,
이런 표현 뭐라할 지 모르겠지만,
마치 백년에 걸쳐서 지어지는 스페인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는것 같달까....
게다가 비루한 나의 개념에 따르면
늘 음악은 2차원이었거든....
오선지의 느낌도 그렇고...
듣는다..라는 하나의 감각만을 사용해서 그런지..
평면적인 느낌이었는데...
근데 태지의 음악은 뭐랄까...
퍼즐도 꼭 입체 퍼즐의 느낌이고...
3차원적인 느낌이랄까
공감각적 느낌이랄까.....
내 친구의 지인이 작곡가인데,
그 사람이 그랬다더군.
대개의 작곡가는
자기가 한번 만든 음악, 일단 탈고하면 다시 잘 안들여다 본다고..
다시 보기 싫다고...
언제 악상이 떠오를지 모르고,
또 악상이 떠오르는 타이밍에
그 악상을 고스란히 옮길 수 있는 자리에 있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누군가의 방해로 그걸 놓쳐버릴 수도 있고...해서..
일상생활에서도 굉장히 예민해지는게 작곡가인데,
그런 힘든 과정을 겪어서 곡을 완성하고 나면,
그걸 다시 보고 흠을 잡아내거나 이러기가 정말 쉽지 않은 거래...
근데, 그 친구가 태지를 존경하는게,
그 곡을 다시 보고, 또 보고,
다시 수정하고, 다시 다듬고,
다시 세공하고, 다시 뜯어내고............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때까지
진짜 초단위가 아니라 더 세밀한 단위까지 신경을 쓰고 또 쓰고....
그게 참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고 하더라...
그래서 태지의 음악에는 장인정신이 느껴지나봐.............
그래서 아마 장인이 만든 것은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고, 더 빛이 나듯이...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깊이 가 느껴지고,
더욱 빛을 발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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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리뷰도 참 민망스럽지만...태지의 장인정신..
